이재명 대통령, 경찰경호 당분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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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 경찰경호 당분간 유지
취임식서 경찰 일부 배제
경호처 인사 불신 여전해
합동경호에 긴장감 감돌아
  • 입력 : 2025. 06.04(수) 16:32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태운 차량이 4일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4일, 경찰의 기존 경호팀이 당분간 대통령 경호를 계속 맡는 이례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이날 “대선 후보 시절 운용되던 전담 경찰경호대가 기존 경호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경찰 경호는 종료되고 대통령경호처로 업무가 이관되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경찰과 경호처의 합동 근접 경호를 받았다.

실제로 경찰은 취임 첫날 인천 사저 출발부터 국립서울현충원 참배까지 경찰 경호 인력이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정에는 경호처 일부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둘러싼 경호처 내부 인물들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호처가 제공한 방탄 차량을 이용했으며, 경호처도 공식 경호 업무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7시 경호처는 이 대통령에게 경호 개시를 보고하고, 기본적인 호위와 이동 경호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호처와 경찰 간 신경전이 이어질 조짐도 나타났다. 경호처는 이날 대통령 취임식에서 서울경찰청 소속 22경찰경호대를 경호 업무에서 배제했다. 해당 부대는 주요 대통령 행사 시 검문과 검색, 행사장 경계 등 실무를 담당하는 상설 경찰 경호 부대다.

이에 대해 경찰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 체포 당시 경호처 요청을 거부했던 22경찰경호대가 내부적으로 배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부대는 당시 101·202경비단과 함께 경호처 요청을 따르지 않았고, 이후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경호처 인사 라인이 이번 배제 결정을 주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경호처 관계자는 “경호 인력 운영은 보안 사안”이라며 “배제 이유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통령이 경호처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경찰과 경호처 간의 역할 분담과 긴장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