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고 못생긴 엄지발가락, 국소 절개로 바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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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휘고 못생긴 엄지발가락, 국소 절개로 바로잡는다
●도움말=이준영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무지외반증 환자 80% 이상 여성 편중
조기치료·최소 침습 수술로 회복 가능
편안한 신발 착용 등 꾸준한 관리 중요
  • 입력 : 2025. 06.10(화) 14:16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무지외반증 환자의 수술전후 발 사진 - 휘어진 엄지발가락이 수술후 교정된 사진으로 절개가 거의 없다. 조선대병원 제공
이준형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걷는다’는 건 우리가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누리는 기본적인 동작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발에 문제가 생겨본 사람이라면 이 당연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발은 우리 몸의 2%에 불과한 작은 부위지만 전신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제2의 심장’이라는 별명처럼 걸음걸이와 자세는 물론이고 건강 전반에 영향을 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수많은 뼈와 힘줄로 이루어진 발을 ‘최고의 예술품’이라 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발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무지외반증이 점점 늘고 있는데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이준영 교수로부터 무지외반증의 증상,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 80% 이상…생각보다 흔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년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만466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약 81%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실제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만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발병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굽이 높거나 발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들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40~50대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꼴로 이 질환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알지 못하거나, 적절한 치료기관이 없다고 여겨 방치되고 있는 대표적 발 질환으로 꼽힌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관절이 돌출되는 질환으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발 변형 질환이다.

특히 무지외반은 겉으로 보기에도 변형이 눈에 띄어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문제가 돼 환자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겨줄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하면 통증, 관절염, 보행장애, 다른 발가락의 변형까지 유발할 수 있다.



●방치하면 자칫 합병증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가락이 좀 휘었다’는 외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걸음걸이 이상, 발바닥 통증, 무릎이나 허리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증상을 방치하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발가락 변형이 심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무지외반증은 치료하기 전까지 발가락 변형이 지속되고, 비수술적 치료로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으로 걷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다른 합병증이 왔다면 참지 말고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방치 시 엄지발가락에 실릴 체중이 분산되고 다른 발가락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무지외반각이 40도 이상 중증변형일 경우 수술 방법이 복잡해지고 수술 이후의 재발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작게 절개해 크게 교정한다

최근에는 무지외반증 교정술도 한층 발전해 작은 절개로도 효과적인 교정이 가능하고 뼈와 인대 등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 침습 치료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 수술은 4~5㎜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휘어진 뼈를 교정한 후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5-10㎝를 절개법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대략적인 특징은 △수술 시간 30분~1시간 △수술 후 2~3일 내 퇴원 가능 △수술 후 1~2주면 반깁스 상태로 걷기 가능 △약 2개월 후엔 운동화 착용하고 정상 보행 가능

이 수술은 상처가 작아 미용 부담이 적고 통증도 줄어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무지외반증 환자의 수술전후 엑스레이 촬영 영상. 조선대병원 제공
●경험 많은 족부 전문의 중요

모든 수술이 그렇듯 최소 침습 수술도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받아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의 회전 정도, 뼈의 길이, 나사 위치 등 수많은 요소를 1mm 단위로 계산해 교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의 구조 전체를 고려한 정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충분한 교정이 되지 않거나, 재발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고려한다면 족부 질환 수술에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준영 교수는 “환자의 85% 이상이 여성인 만큼 무지외반증 치료는 미용 측면에서도 최소침습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아주 작은 절개로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피부를 봉합할 필요가 없어 수술 후 통증과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고 말한다.



●무지외반증, 예방도 가능하다

무지외반증은 생활 습관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굽이 너무 높거나 앞이 좁은 신발은 피하고,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발의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면 발을 주무르고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따뜻한 물에 담가 15~20분 가량 족욕을 해주는 것도 무지외반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