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고흥 남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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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④ 고흥 남포미술관
주민과 끈끈한 유대…'문화 네트워크'
선친 세운 학교에 아들이 문화공간 조성
공연ㆍ미술 지도…맞춤형 프로그램 다채
  • 입력 : 2007. 02.06(화) 00:00

고흥 영남면 팔영산 자락에 둥지를 튼 남포미술관에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길치'인 기자가 초행길이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구불구불한 도로 때문에 불편이 컸다. 지금이야 도로가 아스팔트로 포장돼 교통수단을 이용하기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산골임에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오지에 미술관이라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남포미술관은 지난 2003년 폐교된 옛 영남중학교가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지역문화가 숨쉬는 곳으로 탈바꿈한 이 미술관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43년 전 곽형수(58) 남포미술관장의 선친이 세웠던 이 학교는 지난 2003년 폐교될 때까지 산골마을 인근의 숨은 인재들을 길러내는 산실이었다.

"많은 고민속에서 주민들에게 마지막 봉사하는 마음으로 문화사업을 시작했다"는 곽 관장은 이곳을 다목적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가 미술관 건립의 뜻을 세운 목적대로 문화 소외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미술관 앞마당엔 용달차와 경운기가 항상 주차돼 있다. 지역민들은 "이곳이 뭐하는 곳이여" 하며 호기심에 들르기도 하고, 농사를 짓다 미술관에 들러 휴식 장소로 이용하는 등 동네 사랑방이기 때문.
<그림1중앙>
무료로 운영되는 전남 동부지역 유일한 1종 미술관인 남포미술관은 100여평 규모의 전시실 3개에 지역 현존 작가 위주로 다양한 장르의 200여점을 매달 교체, 전시하고 있다. 초대전, 교류전, 개인전 등을 수시로 기획하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www.nampoart.co.kr)에도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 최신 음향설비와 스크린을 갖춘 100석 규모의 공연장은 영화, 작은 음악회, 국악 판소리 공연, 교회ㆍ학교 연수 등이 가능하다. 2층에는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어 화가들의 입주 창작은 물론 미술가들의 연수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달 주민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사설 미술관중 최초로 문화부 지정 전문 에듀게이터(미술 지도사)를 배치해 초등학생 미술특강, 동양화 기초교실, 회화교실 등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미술작품과 공연 관람, 교육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이 미술관은 동부 유일의 복합문화센터로서 자리매김을 하며, 연간 관람객이 1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23일 개관 2주년을 맞는 남포미술관은 올해 민화전 등 4차례 기획전뿐만 아니라 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미술전'을 마련, 지역민의 문화 향수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



시설 낙후돼 보수 시급

남포미술관 곽형수 관장은 이 미술관에서 기획, 전시, 도슨트 업무 등은 물론 청소부 역할까지 한다. 게다가 곽 관장의 부인은 문서 수발 등 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곽 관장 부부가 미술관 운영을 맡고 있는 셈이다.

교원으로 퇴직한 곽 관장의 연금으로 매월 운영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시기획가 등 외부 인력을 쓰는 것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립미술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실례이다. 더욱이 남포미술관의 경우 40여 년된 폐교를 리모델링해 전시공간으로 이용하다 보니 비가 새는 등 손 볼 곳이 많다. .

곽 관장은 "문화 소외지대의 주민들에게 문화 향수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설미술관이라는 이유로 당국의 행정적 지원과 관심이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미술관 운영비라도 다소 지원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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