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ㆍ義 고장… 정ㆍ관계 거물 다수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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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인맥
忠ㆍ義 고장… 정ㆍ관계 거물 다수 배출
[장성] 김인후ㆍ변이중ㆍ기정진…
성리학 대가 모신 사당들
좌청룡 우백호 지세
예부터 큰 인물 많이 배출
  • 입력 : 2014. 09.12(금) 00:00
장성(長城)은 백두대간 호남정맥의 서쪽 기맥인 노령과 병풍산 줄기가 병풍을 치고 있고 영산강 유역에서 가장 유로가 긴 황룡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장성의 지형은 용 두 마리가 고을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고 해 '좌청룡 우백호'의 지세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암행어사 박문수는 '산수 좋기는 첫째가 장성이요, 둘째가 장흥'이라도 했다. 명당에 자리잡은 장성에서 큰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다.

장성은 충절과 의리를 기본으로 삼는 선비정신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그 맥은 잇는 서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서 김인후(金麟厚ㆍ1510~1560)의 선비정신을 기리는 필암서원, 망암 변이중(邊以中ㆍ1546~1611)의 학덕을 기리는 봉암서원, 조선말 위정척사파의 정신적 지주였던 노사 기정진(奇正鎭ㆍ1798~1879)을 모신 고산서원 등이 장성에 있다. 서원은 16세기 사림파가 세운 사립 교육기관이다. 단순히 성리학만 배우고 논하는 곳이 아니라, 국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기도 했던 공간이었다. 이 뿐인가. 유서깊은 백양사의 큰 가람, 장성호의 맑은 물, 박수량의 백비(白碑), 황룡의 동학농민승전기념공원, 홍길동생가터 등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 많고, 춘원 임종국 선생의 혼이 깃든 축령산 편백숲을 비롯한 백암산 등 절경이 천혜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살기 좋은 곳이었던 장성의 인구는 1965년에는 13만2133명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는 4만7000여 명으로 줄었다. 베이비붐을 타고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인구가 이른바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을 타고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 지역으로 취업과 학업을 위해 전출 러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 자리잡은 10만여 명의 장성향우들은 선비정신의 맥을 이으며 각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장성 향우 중에는 관료나 법조계 출신, 또 이를 통해 정치로 진출한 출향인사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유독 교육계에 특이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도 눈에 띈다.

법조계

장성은 법조계에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황식(66ㆍ황룡면ㆍ광주일고ㆍ서울대) 전 국무총리다. 김 전 총리는 광주지법원장 등을 거쳐 대법관, 감사원장을 역임한 뒤 제41대 국무총리(2010년 10월~2013년 2월)를 지냈다. 최근에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공동조직위원장에 내정됐다. 가족으로는 작고한 김흥식 전 장성군수가 형이고, 김필식 동신대 총장이 누나이다.

심상명(72ㆍ남면ㆍ광주고ㆍ서울대) 전 법무장관은 김대중정부 마지막 법무장관(2002년11월~2003년 2월)을 지냈으며 이준범(58ㆍ삼서면ㆍ한양대ㆍ) 변호사는 서울ㆍ광주고법 판사 등을 거쳐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역임했다. 최근 시사평론가로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김경진(49ㆍ금호고ㆍ고려대) 법무법인 이인 대표변호사도 광주지검 부장검사 출신이다. 이밖에 원로 법조인으로 박태운(80) 변호사, 변화석(장성읍ㆍ광주일고ㆍ건국대) 변호사, 이석범(87ㆍ삼서면ㆍ서울대) 변호사, 정보성(81ㆍ광주고ㆍ전남대)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정계

장성은 거물급 정치인을 배출한 곳이지만 현역의원은 백군기(64ㆍ동화면ㆍ살레시오중ㆍ광주고ㆍ육사 29기) 의원이 유일하다. 백 의원은 육사시절 생도대장을 역임한 인물로, 31사단장ㆍ육군인사사령관ㆍ육군 야전3군사령관 등 군요직을 두루 역임한 뒤 19대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국회에 입성했다.

한국 정치사에 한획을 그은 김상현(79ㆍ장성읍ㆍ한영고 중퇴ㆍ명예정치학박사)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민추협 의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야당 정치인으로 6선(6ㆍ7ㆍ8ㆍ14ㆍ15ㆍ16대)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적 거물이다. 김효석(65ㆍ장성읍ㆍ광주일고ㆍ서울대) 전 국회의원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 조지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ㆍ박사를 취득한 수재로 3선(16ㆍ17ㆍ18대) 의원이다.

현직 기초단체장으로 송광운(61ㆍ광주일고ㆍ고려대ㆍ행정고시) 광주 북구청장(3선), 임우진(61ㆍ전남대ㆍ행정고시) 광주 서구청장, 유두석(64ㆍ황룡면ㆍ광주고ㆍ전남대ㆍ도시계획박사) 장성군수(35ㆍ38대)가 중앙관료를 거친 인물들이다. 이병완(60ㆍ광주고ㆍ고려대)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10년 광주 서구 기초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젊은 정치인들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ㆍ4지방선거에 광명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장영기(49ㆍ한국외대) 변호사, 7ㆍ30재ㆍ보궐선거에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야권 단일화로 후보직을 사퇴한 기동민(48ㆍ광주인성고ㆍ성균관대ㆍ서울시립대 연구소 초빙교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2012년 안철수 진심캠프 기획팀장 출신으로 19대 총선에서 안양시 동안(갑)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던 김경록(41ㆍ광주 문성고ㆍ연세대) 생활정치연구소 이사도 정치 참여를 꿈꾸고 있다.

군계

장성은 합참의장을 배출한 곳으로 가장 최근까지 현역 장성으로 근무한 사람이 백군기 의원이다. 정진권(84ㆍ삼서면ㆍ광주서중ㆍ육사1기) 제20대 합참의장(대장ㆍ1985년6월~1986년7월)은 예편 후 대한공업진흥공사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김희중(70ㆍ서삼면ㆍ장성중ㆍ조대부고ㆍ육사 25기) 전 특전사령관은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이인행(81ㆍ삼서면ㆍ서중ㆍ광주고ㆍ공사3기ㆍ한양대) R&K코러레이션 회장도 공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관료계

현직 최고위 관료로는 이건기(60) 서울시 행정2부시장(차관급)이 있다. 이 부시장은 7급 서울시공무원으로 입문,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뒤 지난 7월 서울시 인사에서 3년 만에 과장급인 4급에서 차관급인 부시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봉태열(70ㆍ삼서면ㆍ광주 숭일고ㆍ연세대ㆍ제13회 행정고시) ㈜부영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인물로, 노무현 정부시절 국세청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김태현(65ㆍ서울대ㆍ제13회 행정고시) 하나로텔레콤 회장은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친 뒤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냈다.

경찰공무원으로는 손창완(59ㆍ광주일고ㆍ동국대) 전 경찰대학장(2010년 9월~2011년 11월), ㈜한국전자정보시스템 고문으로도 활동했던 김복규(87ㆍ진원면) 전 장성경찰서장 등이 있다. 고건 총리와 행정고시 동기인 박종국(77ㆍ황룡면ㆍ광주사범ㆍ동국대ㆍ행정고시) 전 ㈜교보문고 대표이사는 전남도 내무국장ㆍ여수시장 등을 역임했고, 김동일(74ㆍ서삼면ㆍ광주일고) 전 서울시 중구청장은 관선 마지막과 민선 1기 중구청장을 지냈다. 정삼진(58ㆍ서울 용문고) 서울 남대문세무서장, 김화석(59ㆍ육사) 전북지방병무청장도 장성 출신들이다.

경제계

김상고(71ㆍ북하면) (재)모아저축은행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으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했으며, 고창 석정CC 회장도 겸하고 있다. 강성익(64ㆍ장성읍ㆍ장성중ㆍ한양대) ㈜한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는 서울시건축사협회장ㆍ제29대 대한건축사협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김용선(74ㆍ황룡면) 우성산업㈜ 대표이사는 파주에서 알루미늄 제조업체를 운영하며 파주상공회의소 회장(현 명예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광주ㆍ전남지역에서 NH농협맨으로 활동했던 김수공(60ㆍ황룡면ㆍ농협대학ㆍ전남대 석사)씨는 NH농협경제대표이사를 지냈다.

장성 출신 젊은 사업가로 뜨고 있는 인물은 국내 커피시장 1위 업체 카페베네의 창업자인 김선권(46ㆍ삼서면) ㈜카페베네 대표다. 그는 2000년 삼겹살 전문점, 2004년 감자탕 전문점 행복추풍령을 성공시키며 '프랜차이즈 미다스의 손'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다. 2008년 커피사업을 시작해 카페베네를 국내 1위 커피전문점으로 키워냈다. 김성수(황룡면) 수연수산㈜ 대표이사 겸 ㈜청운대표(인천활어도매협동조합 이사 역임)는 수산분야에서, 배정철(진원면) 정통일식㈜ 어도 대표는 일식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이고 주남용(74ㆍ남면) ㈜우성주택 회장, 장수일 ㈜명진화학 대표이사, 최병목 ㈜율곡종합건설 대표이사 등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정진성(동화면ㆍ장성중ㆍ고ㆍ동국대 대학원) 서울기획 회장은 사업뿐만 아니라 향우발전에도 기여했다. 정 회장은 올해 5월까지 6년간 3대(23ㆍ24ㆍ25대)에 걸쳐 재경장성군향우회장을 역임하면서 KTX 11량에 재경향우들을 태우고 고향을 방문했고, 지난 2012년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초청해 용산역에 1박2일 동안 고향농산물판매행사를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학계ㆍ교육계

장성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교육계 인물들이 눈에 띈다. 이준범(82ㆍ삼서면ㆍ고려대ㆍ경제학박사) 전 고려대 총장은 고려대 경영대학장과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하고, 1985년부터 4년간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제 2ㆍ3ㆍ4대 국회의원을 지낸 변진갑씨의 사위이기도 하다.

김성수(73ㆍ남면ㆍ조대부고) 전 고려대교육대학원장은 광부로 독일에 갔다가 의과대학에 진학, 독일 프라이부르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학박사다. 김 전 원장은 독일을 방문한 이준범 전 고려대 총장의 추천으로 고려대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국내로 들어와 고려대 체육과 교수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 이사 등 체육계에서도 활동을 했다.

이현만(77ㆍ삼계면ㆍ장성중ㆍ국민대ㆍ교육학 박사) 한림여자중고 설립자는 젊은 시절 구두닦이와 신문팔이를 하고, 교사 마련을 위해 인쇄소와 양계장을 운영하는 등 교육운동에 헌신해 온 교육실천가다. 1960년 한림학교를 설립한 이후 전쟁고아와 불우한 청소년, 때를 놓쳐 공부를 하지 못한 주부들에게 무상교육을 펼쳐 지난 50년간 2만여 명의 졸업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준 선구자다. 그는 지난 2012년에 장성교육지원청에 자서전 '에밀의 노래' 5000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오차(67ㆍ삼서면ㆍ서라벌예고ㆍ국민대) 세일학원 이사장은 초창기에 서울 노원구에 학원을 설립, 노원구에 학원가를 만든 인물이며 송현규(72ㆍ삼서면) 전 성심학원 이사장, 임동근(광주농고 47회) 전 관악여자정보고교 교장 등도 장성출신이다.

문화ㆍ연예ㆍ체육계

한국영화의 거장 임권택(78ㆍ남면ㆍ숭일고ㆍ전남대 문학 명예박사) 감독이 장성 출신이다. 임 감독은 '씨받이'(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 '서편제'(상하이 국제영화제 감독상), '취화선'(칸영화제 감독상)을 비롯, 2007년에 100번째 작품으로 '천년학'을 발표했다. 1989년 문화훈장 보관장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체육계에는 최종삼(66ㆍ용인대ㆍ명지대 체육학 박사) 태릉선수촌 선수촌장이 있다. 현역시절 한국 유도 간판선수로 활약했으며 용인대 교수, 국가대표 감독, 대한유도회 전무이사 및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는 동아시아유도연맹(EAJF) 동아시아유도연맹 회장를 맡고 있다. 전남도체육회 이사인 최종문 전남테니스협회 고문(71)과 '형제 유도인'으로도 유명하다.

왕년의 명개그맨 김병조(64ㆍ북이면ㆍ광주고ㆍ중앙대) 조선대 교육대학원 교수도 장성 출신이다. '배추머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던 김 교수는 개그맨 당시 '지구를 떠나라' 등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유식한 개그로 국민들을 웃게 했던 인물이다. 탤런트 고은아(26ㆍ본명 방효진)도 장성 출신이다. 2006년 KBS 수목드라마 '황금사과'에 출연해 조명을 받았다. 가수 미르(23ㆍ본명 방철용)가 동생이다.

강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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