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프랑스 영화와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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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번 주말, 프랑스 영화와 함께 해요"
광주극장, 15일까지 프랑스 고전 걸작 7편 상영
'품행제로''축제일' 1인 관람료로 동반 3인까지
  • 입력 : 2015. 02.13(금) 00:00
이번 주말은 1950년대 예술영화의 황금시대를 주도한 프랑스 고전 걸작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광주시네마테크는 1930~60년대 프랑스 고전 걸작을 상영하는 '프랑스 고전영화 특별전'을 15일까지 광주극장에서 개최한다. 상영작은 모두 디지털 리마스터링(이전에 존재하던 기록본의 화질이나 음질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거쳐 고전 영화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상영작 7편 중 '품행제로', '축제일'은 1인 관람료로 동반 3인까지 관람할 수 있는 '나눔 CINEMA'로 진행, 보다 많은 시민들이 고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어느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7편의 고전 걸작을 살펴본다.

시적 리얼리즘 영상 창조 '품행제로'(1933년 장 비고 감독ㆍ15세)

기숙학교에 사는 어린 학생들의 반항을 담은 장 비고 감독의 첫 번째 극영화다. 권위적인 기숙사 사감과 교활한 교장 등 억압적인 학교 교육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는 학생들의 모습을 영화화한 까닭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상영이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깃털이 날리는 베개 싸움 장면 등 초현실주의와 사실주의가 결합된 매혹적인 장면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평론가와 감독이 꼽은 걸작 '거대한 환상' (1937년 장 르누아르 감독ㆍ15세)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포로로 잡힌 뒤 수용소에서 탈출을 계획하는 프랑스 군인들을 통해 계급과 국적, 인종, 지위의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장 르누아르의 대표작이다. 르누아르는 전쟁이 끝나고 나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던 1차 대전 당시의 낭만적인 사고가 '거대한 환상'일 뿐임을 지적한다. 유태인에 대한 묘사 때문에 나치의 선전 담당 괴벨스가 폐기처분을 명했고, 전후 프랑스에서는 독일인에 대한 호의적인 묘사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르누아르가 영화의 스승으로 숭배하던 에리히 폰 슈트로하임이 독일 장교 라우펜슈타인으로 출연한다.

좌충우돌 코미디 '축제일' (1947년 자크 타티 감독ㆍ12세)

프랑스 한 시골 마을에서 축제가 열린다. 집배원 프랑수아는 마을의 천막 극장에서 미국의 발달된 우편 시스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신도 미국의 방식을 따라해보려 한다. 하지만 자전거 한 대만으로 미국의 우편 시스템을 따라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부터 프랑수아의 좌충우돌 우편 배달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자크 타티는 자신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이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까지 올라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파리가 가장 번성했던 시대 '황금투구' (1952년 자크 베케르 감독ㆍ15세)

파리 교외에서 친구와 뱃놀이를 하던 마리는 카페에서 일하던 목수 만다에 매료되어 애인 로랑 대신 그와 춤을 춘다. 결국 만다는 질투심에 불타는 로랑과 결투 끝에 그를 살해하고 마리와 함께 시골로 도망친다. '황금 투구'는 주인공 마리의 투구형 금발머리로 인해 붙은 제목이다. 개봉 당시에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프랑스 영화의 최고 걸작들 중 한 편으로 꼽힌다.

특유의 역동적인 스타일 '마담 드…'

(1953년 막스 오퓔스 감독ㆍ15세)

20세기 초 파리. 부유한 장군의 부인인 루이즈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남편에게 선물 받은 귀걸이를 판 뒤 잊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루이즈의 거짓말을 눈치 챈 남편은 이 귀걸이를 찾아내 자신의 정부에게 선물로 줘버리고, 이 귀걸이는 다시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간다. 마치 마술을 부리듯 매 장면마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오퓔스 특유의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소매치기 과정 해부학적 묘사 '소매치기' (1959년 로베르 브레송 감독ㆍ15세)

소매치기인 미셸은 타락한 세상에서는 자신의 범죄 역시 정당화된다고 믿으며 도둑질을 계속한다. 옆집에 사는 여인 잔느는 미셸의 병든 어머니를 돌봐주며 그에게 애정과 연민을 느끼지만 미셸은 그녀의 애정을 거부한다. 그러던 중 경찰에 잡힌 미셸은 감옥에서 잔느의 사랑을 생각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작품으로, 세계의 악에 범죄로 대항하려 했던 한 청년의 구원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소매치기하는 손들만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지극히 단순한 화면을 통해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한편 다이나믹한 리듬감의 내적 스펙터클을 드러내고 있다.

강렬한 이미지의 공포영화 '얼굴 없는 눈'(1960년 조르주 프랑주 감독ㆍ15세)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의사인 제네시에 박사에게는 불의의 사고로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딸 크리스티앙이 있다. 박사는 딸에게 얼굴을 되찾아주겠다는 생각만으로 아직 완벽하지 않은 신체 이식 기술을 이용하려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젊은 여성의 시체가 강에서 발견된다. 프랑스 공포소설의 전통에 기반 얼굴을 바꾼다는 엽기적인 설정을 시적 감수성으로 담아내는 독특한 작품. 개봉 당시 기절하는 관객이 속출할 만큼 공포스럽게 여겨졌다고 한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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