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작가ㆍ주민들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공유공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
'예술'로 작가ㆍ주민들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공유공간
서구 양3동 발산마을 '뽕뽕브릿지' 방문객 눈길
올 상반기 개인전ㆍ리모델링 공사 후 커피숍 운영
  • 입력 : 2016. 01.14(목) 00:00
광주 서구 양3동 발산 268번길에 자리잡은 '뽕뽕브릿지'는 옛 가구 보관 창고를 개조해 주민, 예술가들을 위한 공유공간으로 재탄생됐다.
광주 서구 양3동 발산마을은 지역 작가들이 모여 다양한 공공미술을 접목해 '예술'로 마을을 변화시킨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주민들은 물론 외지 방문객들도 발산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눈이 저절로 휘둥그레진다.

담벼락, 주택 벽면, 계단 등에 설치돼 있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은 고령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곳에 '예술'로 청년 작가들과 주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공유공간 '뽕뽕브릿지'가 주목 받고 있다.

13일 찾은 서구 양3동 발산 268번길에 자리잡은 뽕뽕브릿지의 외관은 허름하지만 입구부터 남다르다. 정사각형 형태의 빨간 철제 간판에는 한글로 '뽕뽕', 영문으로 'Art space Ppong-Ppong'이라고 적혀 있다. 이름부터 독특하다.

뽕뽕브릿지는 과거 발산마을 주민들이 방직 공장에 근무하기 위해 자주 이용했던 뽕뽕다리에서 착안했다.

다리를 통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두 공간이 연결되고 이어지듯, 공간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이 공유되고, 새로운 발상들이 연결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당초 이 공간은 가구 보관 창고로 사용했지만 '발산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신호윤ㆍ최윤미 작가 등이 새롭게 꾸몄다.

건물을 다시 헐고 짓는 신축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형태를 그대로 두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만 진행했다. 신 작가의 선ㆍ후배, 동료 작가들이 힘을 보탰다.

신 작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다보면 한계점에 부딪칠 때가 있는데 자신의 작업,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창작ㆍ전시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라며 "어떤 대의명분을 세우기 위해 뽕뽕브릿지를 만든게 아니라 청년 작가와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공유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일 개관식을 갖고 발산마을 공유공간 뽕뽕브릿지를 주민, 작가들에게 공개했다.

개관에 맞춰 타라재이(본명 송재영)ㆍ이세현ㆍ박세희ㆍ박성완 작가가 참여해 기념전 '발산 3부작'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29일 전시를 끝으로 이 공간은 신 작가를 비롯한 또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업실로 활용되고 있다.

신 작가는 이곳에서 20일부터 광주 신세계 갤러리 로비 1층에서 선보일 설치 작품을 한창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손오공 형상 위에 조각을 낸 플라스틱 판넬을 층층이 쌓아 올린 다음, 그 위에 원숭이 60여 마리의 모형을 설치하는 작품이다.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아 구상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 열린 뽕뽕브릿지 개관전에 이어 오는 3월 전준모 작가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동물의 사체를 해부하는 영상을 찍어 미디어 아트로 작업하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뽕뽕브릿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황소와 닭 등을 해부하는 영상을 보게 될 심신미약 관람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작품 감상 연령 제한을 19세 이상으로 정하기로 했다.

1층은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지만, 2층은 커피숍으로 활용된다. 전 작가의 개인전 이후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 오는 5~6월께 상반기에는 커피숍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신 작가는 "문화단체 등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작가들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지만 오히려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민과 예술가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공유공간,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문화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