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공연예술 다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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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광주문화재단, 공연예술 다 죽인다
  • 입력 : 2016. 05.09(월) 00:00


언론에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다. 대개가 고발하는 글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제4부라고 하는 언론이 없다면 이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냐는 고민이 앞서기도 해 위안을 한다. 필자는 그동안 광주문화재단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잘하고 있을 것이라는 작은 믿음 때문이었으리라. 허나 지난 2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명 공연 스크린으로 즐긴다'는 문화재단 홍보성 기사가 났다. 문화재단의 3번째 코미디 정책 등이라는 생각이다.

첫 번째 코미디 극은 현 대표이사가 면접시험장에서 윤장현 시장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기위한 처사였을까. 그래서 인지 2등에 그쳤다. 어떤 익살꾼이 오랜 인연 관계를 '절친'이라 표현해 그 뒤 광주시 인사 때면 회자된다. 필자도 글 중에 윤시장과는 '아친'(아는 사이)이라는 말을 사용해 봤다.

두 번째 코미디는 취임일성으로 기금 500억원 달성 계획을 내놨다. 총체적인 금액은 오히려 적은 규모이나 500억원 달성 계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당치 않은 계획이다. 2014년 86억에서 3년 동안, 즉 2017년까지 182억원으로 확대(96억원 순증)하고 3년 후, 2020년까지 341억원 또 3년 후인 2023년까지, 500억원을 확보한다 했다. 다시 말해 9년 동안 414억원 확보계획이고 1년마다 40~50억원을 조성한다는 뜻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재단 자체적 모금 및 확보가 104억원, 시 출연금이 310억원이다. 시 출연금은 잘하면 가능할 수 있겠으나 자체확보 계획은 말도 안 되는 수치다.

세 번째 코미디는 부산(해운대) 영화의전당, 서울 국립극장, 대전 예술의전당이 하는 스크린으로 보는 공연을 본 땄는지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스크린으로 시민들께 보인다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단 메인 팝업창에 유독 붉은색으로 표시해 스쳐지나가게 해 놨다. 일명 서울예술의전당 공연 영상사업(SAC ON SCREEN)으로 5회째 공연을 영화처럼 틀었다. 홈페이지 성능이 얼마나 후진 탓인지 작은 글씨는 읽을 수가 없다. 필자가 문제 삼는 것은 서울, 부산, 대전의 공연장들은 진짜 국내서는 볼 수 없는 세기적인 공연들을 관객들에게 틀어준다. 허나 광주문화재단은 국내 예술단체들이 공연한 걸 공짜로 틀어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예향, 150만 대 광역시 시민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처사다. 공짜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공짜는 공연 시장을 무너뜨려 침체에 빠뜨린다는 걸 왜 모를까.

문화재단은 이런 불필요한 일에 목메지 말고 광주광역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제3조 1~2호의 '문화예술진흥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개발 및 홍보', '문화예술의 창작ㆍ보급ㆍ활동의 지원 등'에 힘써야 한다. 문화재단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은 2010년 광주공연예술재단을 흡수하면서 거기서 추진했던 광주국제공연예술제, 정율성음악제 등을 가져간 후 확대는커녕 눈에 띄지 않는 행사로 전락시켜 버렸다. 시민들, 나아가 외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2~3억원, 3~5억원 규모로는 보고, 듣는 귀가 발달한 관객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 시 보조금을 늘리는 것은 대표이사가 해내야 한다.

다음은 빛고을시민문화관 등 좋은 공연장을 거의 묵히다시피 한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은 전문공연장으로 해야 한다. 뮤지컬, K-Pop, 국악, 클리식 등 방법이야 무궁무진하다. 전문성, 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나 60여명 직원 중에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아시아예술극장이 개관했으나 실험적인 공연이라는 마이 웨이가 있다. 문화예술회관, 문화재단 공연장이 중구난방식 운영이 아닌 어느 정도 특화를 통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 빛고을시민문화관 715석 규모는 상업성이 부족한 면이 있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의 사례 연구를 통해 필요하다면 1천석 이상으로 확대하고 필요한 예산은 시에서 받아내야 한다. 공연 발전을 기한다는데 시가 지원하지 않을 턱이 없다.

전통문화관 국악 상설공연은 대중성 즉 재미(흥)가 있어야 한다. 진도 국립남도국악원, 전남 남도소리울림터의 금, 토요일 상설공연 벤치마킹을 권한다. 뭐니 뭐니 해도 문화재단의 가장 중심은 기초예술 및 예술인 육성에 둬야한다. 업무보고에 의하면 단순 보조금 지원에 그치고 특별한 육성 전략이 없다. 국악도 마찬가지나 클래식이 거의 아사직전인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무슨 새로운 걸 찾거나 만들려하지 말고 기초예술이 돈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기초예술 육성에 매진해야 한다.

광주문화재단 창립5주년을 기해 '광주문화발전 중장기 기본계획 2030'을 마련했다. 하드웨어 구축, 교류가 중점이고 광주예술육성을 위한 현황파악이나 대안은 없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이런 유형이어서 광주시가 실질적인 이익을 못 챙기는 이유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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