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눈물을 보고만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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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자영업자 눈물을 보고만 있을 텐가
  • 입력 : 2016. 07.12(화) 00:00




#28세부터 35세까지 모은 돈 4억5천. 하루 3~4시간 자면서 모은 돈. 겁 없이 장사하다가 1년만에 문 닫았습니다. 빚이 2억.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면서 더 버틴 게 더 큰 손실을 초래하네요. 아 처자식 볼 면목이 ㅠ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자영업자의 '눈물의 폭망기'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의 "나는 이렇게 망했다" "사업이 쫄딱 망했다" 등 하소연은 넘친다. 자영업자들의 곡성(哭聲 )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살기 팍팍한 현실의 무게감이 자영업자들을 희망절벽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노후 대책이 부족한 퇴직자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기보다 힘든 취업난에 내 몰린 청년층에게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내수 침체, 과열 경쟁으로 폐점이 속출하지만 창업 열풍은 시들지 않고 있는 '치킨게임(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에 내몰려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56만 명. 경제활동인구 2695만 명 중 실업자를 제외하면 4~5명 중 한 명이 자영업자인 셈이다. 부양가족을 포함해 우리나라 인구 중 20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폐업한 자영업자 수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만 해도 8만9000명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시의 경우 개업하는 가게 10곳 중 6곳이 3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알려졌다.

더구나 희망 창업 형태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창업자들이 많아져 야기되는 프랜차이즈의 과잉 공급 및 실패 사례의 증가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10년~2014년 11월)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거래 분쟁건수가 2873건으로 집계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지역 자영업자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달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광주지역 자영업의 현황과 정책과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광주지역 자영업체 수는 8만9000개로 전체 사업체의 79.5%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연평균 1500개씩 늘고 있으며 자영업 종사자 수만 21만4000명으로 전체의 39.7%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영세한 사업규모와 창업 관련 정보 부족, 매출경쟁 심화, 재무건전성 취약 등이 겹치면서 자영업 폐업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을 뿐만 아니라 창업 후 사업지속 기간도 짧다는 점이다. 광주 자영업체 중 폐업업체 비중은 15.8%로 전국 평균(13.6%)에 비해 2.2% 포인트 높다. 또 창업후 2년간 생존율은 44.3%에 불과해 2년 이내에 절반 이상(55.7%)이 폐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업시 부채비율도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광주 자영업체의 창업시 평균 부채비율은 36.4%로 전국 평균(24.2%) 보다 높다. 자영업체 한 곳당 평균 부채규모도 5107만원(2013년 기준)에 달한다. 더불어 필요자금을 비은행금융기관과 친ㆍ인척 등으로부터 차입하는 비중도 높아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원리금 상환에도 애로가 많다. 그야말로 자영업자의 눈물이 마를 수 없는 악화일로의 상황이다.

그럼 자영업자들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사회 전반 시스템을 조성하는데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자영업자들의 영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상가임대차 계약갱신권' 연장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이익공유제 법제화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에 맞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생계형 서비스 적합업종 법제화' 등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의 시선에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노력도 절실하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사업초기부터 치밀한 분석과 대비를 통해 경쟁에 나서야 하며, 실패의 부메랑을 피할 수 있는 묘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한집 건너 출혈결쟁 등으로 인한 프랜차이즈 사업 실패는 늘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자영업자는 서민경제의 뿌리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영업자가 모두 성공할 수는 없다. 창업후 2년을 버티는 업체가 절반도 되지 못할 정도로 희망절벽으로 내몰리듯 자영업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영업이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 부러운 인생이 될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하는 데에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기중 경제부장kj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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