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이 행복 공존하는 방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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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이 행복 공존하는 방법 고민"
'동물복지' 프리미엄 달걀 청년 사업가 김경훈씨
농장서 방목한 닭이 낳은
유정란ㆍ구운란 전국 유통
'무스투스 에그' 운영
  • 입력 : 2016. 10.13(목) 00:00

동물의 행복이 인간의 건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해묵은 과제를 현실로 이뤄 낸 청년사업가 김경훈(32)씨. 그의 바람은 단 하나, 행복하게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을 먹은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김씨는 올해 6월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달걀을 광주ㆍ전남권부터 전국의 집 앞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무스투스 에그'(mustus egg)을 설립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기업 회사원이었다.

김씨는 "동물과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공존한다는 동물복지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며 "간단하게 생각한다면 달걀 유통사업이라 할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달걀을 낳는 닭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비좁은 닭장 속 매캐한 환경에서 쉴 새없이 알만 낳다가 결국은 싼 값에 저질 육고기로 팔려나가는 비루한 신세.

동물복지는 윤리적인 축산물 소비를 말한다. 닭, 돼지, 소 등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들에게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 시켜 동물들의 복지까지 생각한다는 제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복지 인증 제도를 지난 2012년 달걀을 낳는 산란계부터 시작해 돼지, 육고기로 활용되는 육계로, 지난해는 한우, 육우, 염소 등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전국적으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산란계 농장 84개, 양돈 농장 10개, 육계 농장 6개 등 소수에 불과하다.

김씨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닭들이 낳은 달걀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김씨는 "닭들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달걀을 낳는 농장을 찾는 데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더 싸고 많이 달걀을 공급받을 수 있는 농장이 아니라 진짜 좋은 농장에서 자란 닭들을 찾아다녔다"고 강조했다.

광주ㆍ전남 각지의 닭 농장을 찾아 발품을 팔았던 이유는 닭들이 뛰어다니는 '자유방목' 농장을 찾기 위해서다.

자유방목는 동물복지의 최상위 개념으로 말 그대로 닭들이 산과 들, 벌판을 뛰어다니고 벌레를 잡아먹고 흙 목욕도 하는 것이다. 자유방목 동물복지 농장은 전국에서도 단 11개에 불과하다.

김씨는 "우리 회사가 계약한 농장은 광주ㆍ전남지역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 중 가장 깨끗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닭들이 자라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풍겨오는 냄새부터 넓은 공간까지 소신있게 조건을 따졌다"고 말했다.

달걀은 모두 당일 직접 농장에서 가져온다. 오전 10시까지 주문을 받고 왕복 2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지만 김씨는 즐겁다. 당일 가져온 계란은 유정란과 구운란으로 집까지 유통된다. 광주권은 김씨가 직접 당일 배송하고 전국권역은 택배로 발송된다.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달걀을 배송하는 업체는 몇 있었지만 무스투스 에그는 자체 브랜드를 설립했다"며 "그 이유는 바로 전문성이다. 달걀 생산자는 닭들이 행복하게 달걀을 낳을 수 있도록 전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 이유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cij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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