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게 바로 진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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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게 바로 진짜 역사"
한홍구의 청소년 역사특강
한홍구 저 | 철수와영희 | 1만5000원
  • 입력 : 2016. 11.30(수) 00:00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내용의 '중ㆍ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ㆍ검ㆍ인정 구분(안)'을 확정해 고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은 검정교과서가 아닌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게 된다.

교육부의 확정 고시 이후에도 친일ㆍ독재 미화, 집필진 구성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었지만 교과서 편찬은 빠르게 진행됐다. 그리고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공개되면서 교육계와 시민사회,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제2의 역사 논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인다.

이처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맞서 청소년들을 위한 근현대사 책이 출간됐다.

'한홍구의 청소년 역사특강'이다.

한국 현대사학자, 혹은 현재사학자로 불리는 한홍구 교수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한국 근현대사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현 정권의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맞서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 근현대사를 알려주기 위해 집필했다.

책은 시대순으로 사건의 흐름을 서술하는 보통의 역사 책과 달리 학교, 입시, 두발, 노동 등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마주해야 할 혹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의 역사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어떻게 한국사회가 청소년들이 다양성을 무시당한 채 오로지 국어, 영어, 수학으로만 평가하는 사회가 됐는지, 대학 입시로 모든 게 결정되는 입시 지옥 사회가 됐는지, '흙수저'는 왜 나왔고, '헬조선'으로 불리게 됐는지 등을 주제별 근현대사를 통해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역사의 문을 열고 들어와 역사와 대면하는 것이 아닌 이들이 늘 겪고 있거나 곧 겪게 될 문제들 속에 역사는 항상 있었고, 역사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정 교과서 논쟁은 결국 누구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근현대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을 말한다. 남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의 관점을 잃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가 바라는 것은 딱 한가지다.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눈으로 세상과 역사를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이며, 오늘 보낸 하루가 바로 내일의 역사가 되고, 살아가면서 내가 만드는 역사, 그게 바로 진짜 역사라고 말한다.

책은 역사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근대 학교의 역사, 치열한 입시와 문헌 속 상투부터 시작해 단발령, 장발 단속 등 두발 자유를 다룬다.

투표 등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나이에 대한 차별의 역사도 설명한다. 가슴 아프지만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의 군대 역사, 땅 투기 등 강남 개발의 역사, 그리고 노동의 역사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으로 일제 강점기 을미대의 고공 농성, 해방 후 제헌헌법과 경제 민주화, 청산당한 민족주의 양심 세력 등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우리의 역사를 보여준다.

강송희 기자 shka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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