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방역 역대 최악의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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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방역 역대 최악의 AI
28일만에 살처분 1445만마리
피해 컸던 2014년 훌쩍 넘어
정부 "축산업계 부주의 탓"
위기단계 '심각' 상향 검토
  • 입력 : 2016. 12.15(목) 00:00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유입된 지 한달여만에 전국적으로 1400만마리의 닭ㆍ오리ㆍ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관계자들은 사상최대 살처분이라며 바이러스 확대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금류 농장이 많은 전남도의 경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AI 피해 축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비상이다. 정부는 15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위기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살처분 가금류는 1066만9000마리로 집계 됐고, 378만마리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AI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 2014년 195일 동안 1396만마리의 살처분 기록을 뛰어 넘은 것이다.

시간도 빨라졌다. 지난달 16일 해남군과 충북 음성군 가금류 농장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지 정확히 28일만에 살처분 숫자가 1444만9000마리에 이르렀다. 역대 최단기간 내 최대 피해다.

이같은 빠른 확산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AI(H5N6) 발생에 대한 역학조사 중간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축산업계의 부주의가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감염된 철새가 주로 서해안 지역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지역에서 사람과 차량, 야생 조수류(텃새) 등을 통해 농장 내로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이후 농장 주변의 오염된 환경에서 축주나 농장방문자가 '적정한 소독절차' 없이 농장을 방문하거나 사료ㆍ왕겨ㆍ약품 등 물품 반입, 알 '반출 등의 과정에서 오염원이 농장 안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138개의 AI 발생농장을 조사한 결과 야생 텃새가 관찰되는 농장은 113건(81.9%)으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계란운반기사가 계란을 상차하는 과정에서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한 횟수는 38건 중 28건으로 73.6%나 됐으며, 종오리 농장 종사자들은 오리 관리와 집란, 종란 운반 등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전환할 때 소독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도 100%(12건 중 12건)에 달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한 AI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방역대책본부를 확대 개편하고 전국 가금농장의 사람과 차량, 물품 등에 대해 13일 0시부터 15일 0시까지 이틀간 일시 이동중지(스탠드 스틸) 명령을 내렸다. 벌써 세번째 이동중지 명령이다.

가금류 농장이 밀집돼 있는 전남도 역시 AI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운영해오던 가축방역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확대 편성하고 행정부지사 주재로 관련 부서장들과의 대책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확산 방지책을 모색하는 중이다.

주동식 도민안전실장은 "원전 특별회계 예비비 4억원을 긴급 투입해 AI 발생 지역이 부담하게 될 처분비용 중 50%를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에 관련 부서 인원을 충원하고 도민안전실이 방역대책과 환경정비, 교통대책 등 종합적인 부서협력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hr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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