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첼로 연주자와 피아노 반주자로 만나 10년째 우정을 쌓아오고 있는 김기용 씨와 한네롯 바이겔트가 지난 2015년 여수 예울마루 초청 공연을 앞두고 의견을 나누며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 나투어뮤직 제공 |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첼리스트 김기용 독주회에 독일의 피아니스트 한네롯 바이겔트가 협연자로 나선다. 바이겔트는 올해로 4번째 개인 경비로 한국을 찾아 김 씨의 연주에 참여하고 있다.
두 연주가들의 우정은 2007년 김 씨가 독일 뒤셀도르프 재학 시절 때 시작됐다. 첼로반 교수 밑에서 전속으로 피아노 연주를 하던 바이겔트와 김 씨가 처음 만나 지금까지 '연주 만남'을 이어왔다.
김 씨가 귀국 전 바이겔트에게 협연자로 함께 한국 무대에 서기를 요청했고,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후 바이겔트는 김 씨의 독주회마다 자신의 사비로 독일에서 날아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씨의 1, 2집 앨범에도 참여했다.
김 씨는 "바이겔트 선생님은 워낙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고 연주에 대한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으셨다"며 "오히려 저를 통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한국에서 연주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시는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1년 만에 열리는 김기용 독주회에서는 멘델스존의 첼로소나타 1번, 2번, 그리고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무언가 Op.109가 연주된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는 유명하지만 첼로 소나타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김 씨는 "첼로 소나타를 만든 음악가 중 멘델스존이 있다는 것을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른다"며 "더욱이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1번과 2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멘델스존은 어릴 적부터 부유한 생활을 한 음악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음악들은 대체로 밝고 경쾌하다. 이번 첼로 소나타 역시 리듬감 있는 밝고 아름다운 연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에 출강하며 스위스 루체른 첼로 페스티벌의 단골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바이겔트의 연주는 깊은 첼로 선율을 잔잔하면서도 풍성하게 받쳐준다.
그녀는 첼로에 특별히 관심이 많아 거의 모든 첼로 곡의 피아노 파트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많은 첼리스트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어하는 피아니스트인 바이겔트와 김 씨가 어떤 호흡을 보여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주회에서는 짧지만 친절한 클래식 해설도 진행된다. 실력파 연주자이자 실내악 앙상블, 오케스트라 객원으로 활동 중인 김 씨가 직접 친근하고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해설로 청중들에게 다가간다.
독주회는 순천ㆍ강진ㆍ목포ㆍ광주에서 1일부터 4일까지 매일 오후 7시에 진행된다. 1일 순천아띠커피, 2일 강진아트홀, 3일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4일 광주 유ㆍ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김 씨는 무대에서 방석을 깔고 눈을 맞추는 연주회를 열고 싶다고 할 만큼 평소 관객과 연주자가 편안하게 함께 호흡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주자로 알려져있다.
김 씨는 "연주가 지루하다면 잠을 자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영상과 사진을 찍어도 된다"며 "이번 공연이 무엇보다 관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회는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나투어뮤직(062-955-866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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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약력
첼리스트 김기용은 풍부한 감성, 서정적인 선율과 깊은 울림으로 청중을 감동시키는 연주자다.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와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졸업 후 카네티 국제음악페스티벌, 스페인 국제음악축제 등에 참여했다. 나투어 스트링 콰르텟 및 아시아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 수석을 역임했으며, '베토벤과 멘델스존', 앙상블 '나무 - Love Letter' 앨범 등을 발매했다.
피아니스트 한네롯 바이겔트는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에 출강하며 빈 국립음대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만점으로 졸업했다. 이탈리아 Vercelli 실내악 콩쿠르 입상, 오스트리아 문화장관 주최 실내악 콩쿠르 입상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국제 음악페스티벌에 매년 초청을 받는 연주자로 유럽 전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송희 기자 sh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