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조작ㆍ운영비 부풀리기… 나주시 방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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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능 조작ㆍ운영비 부풀리기… 나주시 방관했나
나주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의혹… 경찰 내사 착수
위탁업체 직원 녹취 "50톤 실처리용량 130톤 조작"
비싼 분쇄기날 구매ㆍ출석부 조작 인건비 횡령 제기
  • 입력 : 2017. 03.20(월) 00:00
광주ㆍ전남 공동혁신도시 등지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가연성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이하 전처리시설)'의 성능이 조작됐고 운영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전처리시설' 위탁업체 직원들의 녹취파일에는 이를 나주시가 방관했다는 의혹도 담겨 있다.

현재 경찰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는 등 내사에 들어갔다.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는 전처리시설은 지난 2014년 7월 시험가동을 거쳐 준공됐댜. 나주와 화순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생활 쓰레기를 처리해 고형화 연료(SRFㆍSolid Refuse Fuel)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이 연료는 광주ㆍ전남 공동 혁신도시의 열병합발전소에 쓰인다.

전처리시설 건립에는 총 19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나주시와 화순군은 자원순환형 도시조성 협약에 따라 총 사업비 50%를 각각 6대4 비율로 부담했다. 또 전처리시설 시공사는 매년 20억원을 받고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거액의 예산이 들여 건립ㆍ운영되고 있지만 전처리 시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성능조작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처리시설의 하루 처리 용량은 130톤으로 설계됐지만 실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녹취파일에 등장한 전처리시설 위탁업체 직원들은 "130톤을 처리한다지만 시운전 기간이나 지금까지 한번도 130톤을 처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처리시설 시운전 기간에 실제 처리 용량이 130톤에 못미치자 각종 속임수를 썼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다. 즉 생활쓰레기 분쇄기에서 고철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거짓말을 한 뒤 한번 더 전처리 시설을 가동해 시운전 기간 동안 하루 처리용량을 맞췄다는 것이다.

전처리 시설 가동 2년째였던 2016년에는 하루 처리용량이 40~50톤에 그치자 1300톤 가량의 쓰레기를 매립장으로 운반해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또 전처리시설에서 규격에 미달하는 고형화 연료(SRFㆍSolid Refuse Fuel)가 생산되면 주말에 불량품을 매립장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주시 관계자의 묵인 아래 이뤄진 사항이라고 폭로했다.

직원들은 "불량품은 별도로 빼낸 뒤 따로 작업해서 매립장으로 보냈다. 나주시 공무원의 승인 없이는 매립 자체가 안되는데 결국 따지고 보면 묵인 내지 방조된 것이다"고 말했다.

전처리시설 위탁 운영업체가 타 제품보다 비싼 '분쇄기 날'을 구매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직원들은 광주지역 업체에서 4000만원 상당의 분쇄기 날을 구매하려 했지만 위탁업체 본사는 8000만원 상당의 특정 업체의 분쇄기 날을 구매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1년 3억원의 운영비가 소모됐다는 것이다.

인가인원에 못미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음에도 출석부 조작으로 고용직원을 부풀리는 등 방만한 운영을 해왔지만 나주시가 이를 방관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총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등록됐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전처리시설에 제기된 성능 조작, 운영비 부풀리기, 인건비 횡령 등 의혹에 대한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일부 관계자를 추가 소환해 진술 등을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수사할 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창일 기자ㆍ나주=박송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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