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기록… 세월호 참사 '기억의 공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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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년간의 기록… 세월호 참사 '기억의 공간' 열렸다
광주시민상주모임 3년 행적 '기억저장소' 전시
상주일기 등 참사 기억 되새길 각종 소품 공개
  • 입력 : 2017. 03.20(월) 00:00
지난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416기억저장소와 함께하는 시민 기억나눔전'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의 기억이 담긴 이번 전시전은 오는 5월31일까지 진행된다.
3주기를 앞두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여전히 제자리인 가운데 광주에서 지난 3년의 기억을 모아둔 공간이 마련된다. 국가가 외면한 304명 '죽음의 진실'은 시민 한 명 한 명이 기억할 때 비로소 밝혀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기억의 나눔'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전은 기억하는 행위에 대한 절절한 호소다. 선체 인양은 물론 가려진 진실이 드러나기 충분했던 3년의 시간. 그러나 무엇 하나 바뀐 것 없는 현실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은 '또다시' 상주(喪主)를 자처하고 있다.

19일 광주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따르면 오는 5월31일까지 동구 금남로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 지하 1층에서 '416기억저장소와 함께하는 시민 기억나눔전'이 진행된다. 안산에 위치한 '416기억저장소'와 협업으로 기획한 특별전이다.

5ㆍ18기록관 관계자는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가 배 이름이나 희생자 숫자로만 기억되는 것을 두려워 한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광주 시민들이 진상규명에 대한 목소리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관에는 진도 팽목항 '기억의 벽'과 안산 '기억교실' 등이 재현된다. 지난 3년간 진도와 안산을 찾은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공간에 저마다 추모의 메시지를 남겨왔다.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추모 공간'을 광주 도심 한복판에 옮겨온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세월호 3년 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하 광주상주모임)의 기록도 포함된다. 광주시민상주의 지난 3년간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활동일지인 '상주일기'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기억을 되새길 각종 소품들을 공개했다.

광주와 화순, 담양 등지의 시민 100여 명으로 구성된 광주상주모임은 그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순례단을 꾸려 광주지역 곳곳을 돌며 시민들에게 '기억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일곡, 첨단, 신가모임 등 마을단위로는 소규모 촛불집회를 가져왔다.

광주상주모임 김화순(48ㆍ여)씨는 "이번 전시전에 참여하면서 상주모임이 해온 행적 하나하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일상적이고 작은 움직임들이 큰 물결을 일으킬 거라 생각한다"며 "지난 과정의 공유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진상규명 목소리를 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기억 행위의 주체는 광주 시민들이 된다. 전시관 곳곳에는 시민들이 직접 기록을 남김으로써 전시를 '완성'하는 공간이 있다. 희생자에게 편지를 써 보내거나 재현된 추모 공간에 쪽지를 써 붙일 수 있다. 304명 희생자 이름을 바느질로 새긴 앞치마는 아직 미완이다. 남겨진 이름을 시민이 직접 새겨넣도록 했다.

희생자 유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5ㆍ18기록관 측은 오는 25일 오월 어머니,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광주상주모임 등과 함께하는 집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광주상주모임 김화순 씨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진실에 대해선 한 발짝도 나아간 게 없다. 선체 인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그 동안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를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해왔지만 또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도 그 일환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김정대 기자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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