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DJ가 있는 광주의 마지막 전문 음악감상실 이었던 첨단지구의 뮤직토크 내부 DJ부스 전경. 아래는 광주 인기 DJ였던 이용완,주광,김정아(여), 백민, 송민근(위로부터). |
더불어 통키타 라이브 무대 또한 확대돼 갔다. 마치 북두칠성의 머리에 있는 4개의 별과도 같이 그 괘를 같이 하고 있었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즉 5년이나 10년 후의 80년대를 가늠하지 못했던 그 시기야말로 광주의 팝(POP)과 통키타 무대의 전성기였다고 본다. 아니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세월이 흐른 뒤에야 느낄 수있었다. 그 착각이라는 것은 1981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그랬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지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대체될 수없는 것이라고. 헌데 세기적 사건 하나가 듣는 음악을 보는 음악으로 그 방향의 추를 돌려놓고 말았다. 1981년 8월1일. M-TV가 혁명적인 변화를 선도하며 개국하면서 본격적인 전파 발사를 시작했다.
이전에는 음악은 듣는 분야였다. 음악을 라디오를 통하거나, 혹은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음반을 사서 들으면 됐다. 하지만 M-TV가 개국한 이후 음악은 듣고 즐기는 장르에서 보고 즐기는 장르로 바뀌게 됐다. M-TV의 개국은 팝음악의 흐름을 바꿔놓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됐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인다(Vidio killed the Radio star)'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버글스'의 뮤직비디오로 포문을 연 M-TV는 24시간 뮤직 비디오만을 틀어주는 음악전문 케이블 체널이었다.
M-TV의 등장은 명백하게 음악의 상업화를 가속화 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M-TV와 뮤직 비디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것을 무시하고는 시장에서 견뎌낼 수없는 시대가 돼 버렸다. 80년대가 바로 그런 시대가 돼 버렸다고 느껴지는 지금, 그 물적공세나 되돌릴 수없는 물줄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DJ 있는 전문음악실, 이젠 광주 없어
광주지역 DJ활동연대 및 업소현황 표에서 보듯이 1969년에 시작해 1990년대 중반까지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충장로 4가에 '목마와 숙녀' 음악카페에서 2005년~2013년까지 DJ 박용수, 김정아, 김성이 끈을 놓지 않았다.
북구 각화동에서 '뮤직토크'라는 카페가 2008년~2009년까지, 첨단지역에서 역시 '뮤직토크'랄 간판으로 전문음악감상실을 2010년~2014년까지 DJ 주광, 박태진이 마지막 바통을 움켜쥐고 있었지만 끝내 모든게 '만사휴의(萬事休矣)'가 되고 말았다.
이제 이곳 광주에 2017년 6월 현재 DJ가 있는 전문음악 감상실은 사라졌다. 예향의 도시, 문화의도시, 빛고을 광주에 팝을 듣고 포크 음악을 들을만한 곳이 하나도 없다. 서럽고 애닯지만 어찌하랴. 그래 넋놓고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행여 복고바람이라도 불어오길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뭔가 활로를 모색해 보자. 광주의 DJ 들이여….
●유년ㆍ중고시절 팝 이렇게 배웠다
유년시절과 중학생 절엔 라디오나 거리의 스피커에서 또는 형이나 선배들이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팝송을 배우는 전부였다. 위클리(Weekly) 영자(英字)신문에서 간혹 미국의 팝송 가사를 얻을수 있었던 시절, 1961년에 발표된 노래 슈 톰슨(Sue Tompson)의 '세드무비(Sad Movies)'란 노래를 중 2때인 1962년 그 위클리 신문에서 배울 수 있었다.
학우들에게 칠판에 가사를 쓰고 한구절, 한구절 가르쳐 줬던 기억이 새롭다. 그 뒤로 조영자 영어 선생님이 "영어 시험때 넌 백지를 낸다 해도 100점 만점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고교시절때인 1964년엔 AFKN(미군방송)의 FM방송이 시작되던 해였다. 한 때 심취했지만 솔직히 진행자의 멘트를 알아듣기 보다는 그저 노래의 멜로디를 따라 하기에 바빴다. 1971년 군에서 제대한 후 11월에 '월간팝송' 전문잡지가 탄생하게 될때 쾌재를 불렀다. 마치 미친 강아지 마냥 펄쩍펄쩍 뛰며 '야호'를 외쳤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게 원했던 팝의 가사와 간혹 악보를 얻을 수있었기에 매달 발간되는 그 책 '월간팝송'을 마치 보물처럼 애지중지 했다. 매주 미국의 인기 순위곡을 총 망라하는 '빌보드차트(Billboard Chart)'를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의 하나였다.
●'빌보트 차트' 달달 외우던 DJ들
1972년 초부터 '월간팝송'을 매달 구입해서 모으고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던 어느날, 평소 아끼던 DJ후배인 고(故) 정영남과 김민수가 찾아와 월간팝송 책을 빌려달라고 했다. 얼마 뒤, 그들이 일하던 업소에 들러 노래 몇곡을 듣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들은 '빌보드차트'를 손에 넣고 쥐락펴락 하듯, 속될말로 '줄줄' 외우고 있었다. "책 빌려주기를 정말 잘했구나." 필자는 맘속으로 그렇게 되뇌였다. "저 녀석들 아예 고시공부를 했구만."
●팝가수ㆍDJ들 필독잡지 '월간팝송'
국내에 등장했던 최초 팝 음악잡지는 '팝스 코리아나(1967년)'로 국내 팝음악의 저변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DJ들의 필독잡지인 월간팝송은 초창기 번역위주의 기사였다. '가사가 악보를 뛰어 넘는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1987년 2월(폐간) 창간 15주년의 기념호가 나온 뒤 3개월 뒤 일이었다. 필자가 그렇게 아끼던 '월간팝송' 책자는 후배들에게 넘겨줬다. 마지막 20여 권은 별밤 후배 오영묵에게 건네주고 1990년 초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통기타 가수ㆍ문화공연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소남의 통기타이야기
광주지역 활동 DJㆍ업소 시대별 현황 | |||||
연도 | DJ명 | 중심권 업소 | 무대(통키다 업소) | 대학가 | 기타 지역 |
1960년 | 소수옥, 정무일, 권혁상, 이상옥, 허건영, 박건수 | 카네기 홀(충장로 1가), 심지다방(충장로 3가), 화신다방(충장로 4가), 르네쌍스(황금동) | 관광호텔 나이트클럽(금남로 2가), 대도 나이트클럽 '마음과 마음'(도청 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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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 이용완, 이장순, 지병오, 장찬정, 김형주 | 꽃다방(충장로 1가), 판문점, 프린스제과점(충장로 3가), 화신다방 러브스토리(그릴ㆍ충장로 4가) | 주마등(충장로 1가), 투모루(극장식ㆍ충장로 3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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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 이세용, 신이진, 정영남, 김민수, 길인태, 허인회, 김영희, 김창현, 서두성, 김형권, 신철주, 정일현, 김용준, 김근태, 정욱, 임하룡, 서정희, 백일섭, 정광욱 | 늘봄, 명동 PJ, 조약돌(충장로 1가), 타박비, 명성제과, 대호 그랑나랑, 영웅(충장로 2가), 세스그릴(충장로 3가), 오아시스(충장로 4가) | 엠파이어(극장식ㆍ황금동), 유토피아, 조약돌, PJ(충장로 1가), 그랑나랑(금남로 2가), 문화회관(또또와ㆍ충장로 3가) | ㆍ | 서방다방 |
1977년 | 박찬호, 박주은, 김민정, 정충열, 김석, 추수길, 국영애, 나경일, 이동창, 백상옥, 오동근, 김흥규, 고형숙, 조정진, 이윤영, 김형동, 문병란, 김석기, 정동현 | 여울목, 내가본그릴, 상아탑(충장로 1가), 푸른숲, 약속, 사계절(충장로 2가), 고장난우주선, 징검다리, 비원(충장로 4가), 쉘부루(황금동) | ㆍ | 인성다방(서방지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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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 김일현, 최봉준, 노병주, 이경모, 정재봉, 주광, 박규상, 구시영, 김성민, 최석란, 정승우, 이건우, 조충민, 진영, 조은형, 최상국, 김선규, 이철, 황은아, 박정미, 김영철, 김동진 | 매일다방, 오산다방, 동강다방, 아바, 타박네, 프리타임(충장로 1가), 모아, 무등커피숍, 미도파(충장로 2가), 남일다방, 동아롤러스케이트장, 카니발, 라보엠(충장로 3가), 빙빙빙, 충장카페, 무등산스넥, 꿈세계(충장로 4가), JOY(금남로 2가), 타임, 활주로, 영하그릴(황금동), 꽃다방(장동) | 매일다방(충장로 1가), 타임(충장로 2가), JOY(금남로 2가), 활주로, 배우수업(황금동) | 모닥불(교대 앞), 대학다방, 삼익다방(전대 정문), 녹원다방(전대후문), 학사다방(조대후문) | 산장다방(산장입구), 정다방세느(서방지역), 자민다방(지산동) |
1983년 | 제창주, 이상민, 박근우, 김기남, 이상영, 박용수, 안창근, 김태용, 김준현, 김영권, 지광일, 박태진, 황은아, 오진탁, 박만우, 박동진, 김헌무, 백민, 송민근, 오진수, 김후종, 고승현, 김원종, 박대우, 민정일, 주용진, 김영철, 안숙진, 박성미, 김선규 | 큐피트, 바우하우스, 버지니아, 산수그릴, 제니스(충장로 1가), 아담과 이브, 그랑나랑, 플로랜스(충장로 2가), 아방가르, 라이브, 레이저 1,4,3(금남로 2가), 마로니에(황금동) | 아담과이브, 프리타임(충장로 1가), 마로니에(황금동) | 꿈길다방, 미리내, 가배방(전대정문), 코아다방, at다방, 노란네모, 아진다방(전대후문), 배우수업, 캠퍼스다방, 미운오리새끼(조대후문) | 가람다방, 빌보드(서방지역), 아침이슬, 환상(남동지역), 한미레이저(대인동) |
1987년 | 김정아, 임채남, 기태연, 배영훈, 김광호, 김민철, 오웅민, 조정훈, 김동욱, 김성훈, 장창수, 김동렬, 이진아, 정성훈, 최현, 김은아, 김현로, 전창균, 정재식 | 플로렌스(충장로 2가), 가제보(충장로 3가) | JJ마호니, 아나벨리, 투모루(황금동), 코펜하겐, 영스타, 플로랜스(광산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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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 조현민, 정은주, 류기영 | SM(충장로 2가), 화사랑(충장로 3가), 째즈, 보그(황금동) | ㆍ | 브룩클린(전대후문) | 포커스, 프로포즈, 돈키와멀대, 크놀프(서방지역) |
1993년 | ㆍ | 치코(광산동) | 고래사냥(남동) | 서울아이(전대후문) | 쉘부루(봉선동), Joyful(용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