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잇단 자살 막을 방안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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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배원 잇단 자살 막을 방안은 없는가
살인적 근무환경 개선을
  • 입력 : 2017. 09.15(금) 00:00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 모(53)씨가 지난 5일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하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한데도 사측에서 출근을 종용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광주ㆍ전남집배노조'는 지난 5일부터 매일 이 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지난 3월에도 나주 우체국의 한 집배원이 업무 중 근무지 내 폐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역에서 6개월 사이에 2명의 집배원이 자살을 선택한 것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만 6명의 집배원이 목숨을 끊었다. 지난 5년간 집배노동자 72명이 사고나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집배원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것은 우정사업본부의 살인적인 노동 환경 때문이라고 집배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일반우편의 경우 2.1초, 등기 28초, 소포 30.7초, 전화응대 37.1초 등으로 정한 '집배부하량 산출 시스템'이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현장 집배원들에게 기계적인 업무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서광주우체국은 '무사고 1000일' 달성을 위해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한 이 씨에게 공무상 재해 처리를 하지 않고 일반 병가 처리를 했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무사고 건수 중심의 안전 정책, 사람을 기계로 취급하는 시스템이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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