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앞두고 의미있는 일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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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설 명절 앞두고 의미있는 일 했을 뿐"
보성 농가 화재 초기 진압한 보성우체국 이강율 집배원
소방안전관리자격 보유… 2016년 '명예소방관'에 위촉
  • 입력 : 2018. 02.13(화) 21:00

최근 보성 한 농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 인명사고와 큰 피해를 막은 우체국 집배원이 화제다.

전남지방우정청 보성우체국 이강율(54ㆍ사진) 집배원이 주인공이다.

이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40분께 보성군 노동면 용호리 죽현마을의 한 농가 창고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 곧장 보성읍 119안전센터에 화재 신고를 했다. 당시 이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우편ㆍ택배 배송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30여 년간 이곳에서 집배원 생활을 했던 그였기 때문에 모든 주민들의 거주지 파악이 가능했다.

그는 "연기나는 곳이 누구집인지 금방 알았기에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화재가 발생한 곳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는 거주지의 농가 창고였다. 창고에는 화재 발생에 취약한 집기류, 잡풀, 곡식 등이 놓여 있었기 때문에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상황이었다. 이씨는 소방대원이 도착하기까지 15~20여 분 동안 창고 주인과 함께 화재 진압에 나섰다. 마침 창고 주변 고무통에 담겨있는 얼음을 깬 뒤, 그 물을 뿌려 불을 껐다.

이종철 보성읍 119안전센터장은 "설 명절로 배송할 우편물이 많아 업무가 폭주하는 상황에서 소방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선 이씨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하다"며 "불길이 더이상 크게 번지지 않아 인명ㆍ재산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이씨의 행동에는 '소방안전관리사' 자격이 한몫했다. 그가 1990년 7월에 취득한 이 자격증은 소방시설의 점검ㆍ정비부터 화기 취급 감독, 방화관리, 위험물 안전성능시험ㆍ정기 점검 등을 취급할 수 있다. 이런 스펙 보유로 인해 그는 2016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됐다.

이씨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보성우체국 내 행복나눔봉사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우편물 배단 업무 수행을 통해 얻어진 정보로 소외계층을 찾아내 연탄배달을 하는 등 꾸준한 선행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의미있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