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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마리가 넘어 보이는 백로와 왜가리 떼들이 새하얗게 내려앉은 들녘으로 신명 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일하면서 부르는 노랫소리다. “에~라~먼~들/ 잘도 무네 잘도 무네/ 에~라~먼~들/ 우리네 농군들 다 잘 무네/ 에~라~먼~들~” 지난 주초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상동마을 모내기 풍경이다. 바로 옆이 천연기념물 211호로 지정된 백로·왜가리 번식지이니 일부러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 같다고나 할까(지금은 국가유산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본래 남성 중심의 일꾼들이 모내기를 하는 곳이라 장중한 선율이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
2024.06.27 15:22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동안 자세하게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 제재의 재조정에 대한 배경이 베트남 방문 일정이 끝난 후 이루어진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핵심 내용은 국제 제재나 개별 제재가 비인도주의적이기에 북한 이주노동자를 러시아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는 북한인의 노동 이주가 생계를 위한 생존 이주이며 인간의 권리인 확장된 인권 문제로 접근하면서 제재 도구로서의 무용하다는 것을 문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푸틴 대통령의 국제 제재 재조정의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가? 푸틴...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06.27 15:22배고프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돼지꿈을 꾸면 떡을 얻어먹게 된다고 좋아했었다. 또 생긴 것이 그런 것인지 복 받으려면 돼지를 닮아야 한다고 했고. 그렇다고 누구한테 그렇게 생겼다고 말하면 좀 곤란해지기 일쑤다. 어쩜 듣는 돼지 선생도 기분 나빠할지 모르니까. 여행 중에 보니까 돼지도 꼭 우리 속에서만 키우는 게 아니었다. 요즘 시류가 개나 고양이를 가족이라 하면서 같은 침대까지 쓰면서 애정으로 돌보는 것을 보면 돼지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이 성토할 일이다. 하물...
2024.06.27 14:25고 박병천 명인의 북춤사위 중 ‘갈까 말까’ 하는 동작이 있다. 오른쪽으로 가는 듯한데 왼쪽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는 듯한데 오른쪽으로 가는 동작을 거듭 반복하며 좌우로 움직이는 춤사위다. 이를 ‘갈뚱말뚱 사위’라고 한다. 남도의 정체라고도 할 수 있는 ‘귄’의 문화를 설명할 때 나는 곧잘 이 춤사위를 인용해왔다. 비정형의 정형, 흩뜨려야 비로소 균형에 이르는 비대칭의 미학이다. 남도인문학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400회를 연재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세월이다. 남도문화의 정체와 아름다움(美學)에 대한 천착이었다. 동안에 정리해...
2024.06.20 18:022024년 6월 19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였다. 중요한 것으로 하나는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수준의 조약 체결이었고, 다른 하나는 양국의 다양한 협력 재개를 위한 유엔 제재의 재조정에 관한 것이었다. 첫째는 러시아와 북한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문서가 장기적으로 러시아와 북한 관계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군사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상호 동등하게 호혜적으로 수행함을 뜻하는 것으로 양국 관계를 강...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06.20 16:10뉴욕은 세계 문화의 수도이다. 필자에게 묻는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 뉴욕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삶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도시였다. 낭만과 여유를 일속에 묻고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던 필자에게 뉴욕은 행복이 무엇인지 도시가 답하고 감사와 감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 곳이다. 뉴욕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태어나는 담론은 미래 세상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판이자, 혁신을 이끄는 미래의 마중물이 된다. 정치, 경제, 문화, 관광뿐만 아니라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지상 최대의 종합예술인 오페...
2024.06.20 13:53우리가 시대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신문, 미디어들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문제들을 읽고 느낀다.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과거 역사적 사건들로 재현할 것인가에서 벗어나 어떻게 현재로 기억할 것인가로 이어지는 미술의 움직임들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언제나 숙제로 남아있다. 필자가 광주에서 5~6월 기획 전시회를 준비하고 기획하며 보낸 지도 몇 해가 흐르고, 매년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과거의 시대적 역사를 듣고, 배워온 나에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들의 작품은 나에게 과거를, 광주를 또 ...
2024.06.16 17:48철학의 땅이라는 인도 대륙을 여행 중이었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고 왔다지만, 나는 그 당차고 무서운 다짐에 놀라울 뿐 그저 만나고 떠나고 하면서 흘러 다녔다. 여행이 별것이던가 새로움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그 속에서 내 안의 우주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서로가 잘났다고 난리다. 그러나 그 잘난 것들이 모여서 이 세상의 주인인 양 푸른 별 하나를 좀먹고...
2024.06.13 17:22“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이제는 어린아이라도 알 만한 김영랑의 한 구절이다. 모란에 스며든 덧없음과 기다림을 노래한 시라고나 할까. 하지만 일반적인 꽃말을 찾아보면, ‘부귀’, ‘영화’, ‘왕자의 품격’, ‘행복한 결혼’ 등으로 나온다. 그래서 꽃 중의 왕이라 했을 것이다. 슬픔 따위는 스며들 여지가 없다. 영랑도 부귀와 영화가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쉬워 이리 노래했을 것이다. 영랑의 시를 떠올린 것은 문선영 작가의 주요 테마가 모란이기 때문이다. 민화계에서 가장 핫하다는 문선영의...
2024.06.13 17:23소나무와 감나무 한데 어우러진 장독대가 멋스럽다. 옛 풍경 그대로다. 그 너머로 기와집의 머리가 살짝 보인다. 한눈에 봐도 무게가 느껴진다. 보통의 집이 아님을 직감한다. 경험칙이다. “사당입니다. 불천위(不遷位) 중에서도 권위가 가장 높은 국불천위입니다. 불천위는 공신이나 덕망 높은 분에 대한 제사를 특별히 지내도록 나라에서 허락한 신위를 가리킵니다. 사불천위, 향불천위, 국불천위 세 가지가 있어요. 불천위는 위패를 함부로 옮겨서도 안 됩니다.” 고영준 어르신의 말이다. 고영준 어르신은 임진왜란 때 의병으로 활약하다 순절한 ...
이돈삼 <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2024.06.13 17:18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한 뒤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그것을 몰수하는 방법을 놓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진격을 막고 국가와 경제를 보존하기 위해 더 많은 돈과 무기가 필요하다. 동시에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자금을 할당하고 적절한 입법 승인을 얻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서방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러시아 자산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총 2,600억 유로(3,000억 달러...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06.13 15:48전남 진도군은 율향(律鄕)이라는 칭호를 받는 곳인 만큼 조선 음악은 전 민중적으로 보급되어잇을 뿐외라, 현대 청년계급에도 시조(時調) 한마디나 장고(長鼓) 한가락쯤은 몰르는 자가 거이 없는 현상이라는데 이제 그 소유연을 조사하여보건대 이로부터 三백 여년 전에 진도 군내에서는 진도면 성내리(珍島面 城內里)에다가 장악청(?樂廳) 속칭은 신청(俗稱神廳)을 건설하고서 조선음악을 一반광대(廣大)등에게 가르첫다고 한다. 그러므로 각지에서 광대 등이 모여들기 시작하야 장악청을 중심으로 그 부근에서 거주하게 되엇다는데, 그네 등은 조선 음악을 공...
2024.06.06 18:212024년 5월 21일 러시아는 전술핵 사용에 관한 첫 번째 단계의 훈련을 하였다. 이 훈련은 러시아에 대한 개별 서방 정치인들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하고, 영토보존과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전략적 핵무기의 전투 사용을 위한 부대원과 장비의 준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앞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훈련의 2단계와 3단계를 공동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서는 핵무기 저장고에서 핵이전, 전술핵미사일 무장, 미사일 발사 준비 등이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 훈련은 현대 미사일 시스템을 사용해 전술적 핵 공...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06.06 17:44유럽에서 탄생한 오페라는 18세기 이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락거리로 등극했다. 오페라의 성장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무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특권계층이라 할 수 있는 봉건세력의 쇠퇴와 함께 자본축적을 통해 성장한 시민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바뀌었으며, 이로 인해 오페라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가 시민이 되었고 오페라에서 표방하는 주제 역시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한 작품들로 넘쳐났다. 오페라는 탄생부터 여전히 사랑이 주제로 해피엔딩과 주인공의 죽음을 결말로...
2024.06.06 16:50서부 티베트의 성지 ‘수미산’을 찾아가고 있었다. 워낙 척박한 지대여서 마을을 지나거나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멍멍하게 흘러갔다. 그래도 이따금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산들이 보여 지루함을 덜 수 있었고 이대로 가면 세상의 끝이 나오려나 했을 때 몇몇 유목민 천막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의 흐름도 다르고, 방향도, 공기도 없는 혹성에 불시착한 기분이 이런 것인가? 꼬락서니가 별반 다리지 않는 나였지만 한 아이가 달려오다 말고 멈칫거...
2024.05.30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