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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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조선업 인력난
  • 입력 : 2022. 11.13(일) 16:15
  • 홍성장 기자
홍성장 기획특집부장
한국 조선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조선산업을 주도했다. 당시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거제에는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니고'라거나 '조선소 일한다고 하면 먹고살 만하겠구나'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만큼 조선업의 위상은 높았다.

2010년대 이후 달라졌다. 매출액이 급감했고, 2018년에는 매출 34조9000억원으로 전성기 때의 40%대 생산실적에 그쳤다. 많은 숙련공이 조선소를 떠난 것도 이즈음이다. 조선업 총고용자료를 보면 1990년 5만4000명에서 2005년 10만4000명, 2015년 20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2021년에는 9만2000명 수준이다.

2015년 말 13만3346명에 달했던 조선업 하청인력도 2022년 2월 기준 5만185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임금수준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때 조선업 임금은 제조업 평균의 1.5배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모처럼 만에 '수주 호황'을 누리는 조선소에 일할 사람이 부족한 현실적 배경이다.

사회구조적 문제도 한 이유다. 젊은 층이 떠나고, 고령화된 지역의 구조적 문제다.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이 자리 잡은 전남 서남권의 경우 그 정도는 더 심하다. 한 통계자료를 보면 전남의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117만명에서 2030년 100만명, 2050년에는 66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전남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41만명, 2050년에는 75만명으로 고령인구가 생산가능인구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하다.

"젊은 친구들이 없어요, 인구도 적고, 고령층이 다수이고, 밭 농작물 수확도 외국인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지역의 현실이잖아요. 젊은 친구들은 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버리고, 같은 월급이면 이곳(조선소)보다는 육상플랜트 건설 현장으로 다 가버리고…." 현대삼호중공업 등에 납품하는 하청업체 대표의 한숨이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없는데, 청년고용지원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역의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워줘야지요. 언론이 조선업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는 것도 도움이 안 돼요. 젊은이들이 일감을 찾아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언론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 주셨으면 해요." 절박한 바람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현장의 목소리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