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오는데” vs “여전히 가뭄”… 물축제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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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장마 오는데” vs “여전히 가뭄”… 물축제 속앓이
동구 구시청서 ‘7월 물 축제’ 예고
가뭄·시민 정서 고려…맥주축제로
장흥 7월 물축제…“비많이 와야”
“적은 비 땐 물 절약 주제로 변경”
  • 입력 : 2023. 04.26(수) 17:34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지난해 7월30일 장흥군에서 열린 정남진 장흥 물 축제를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거리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정남진장흥물축제추진위원회 제공
역대 최악의 가뭄 탓에 ‘물’을 테마로 한 여름축제를 준비 중인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물 축제는 대부분 장마가 끝나는 7월 이후 개최되지만 오랜 가뭄과 장마 때 기대만큼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등의 우려로 물 축제 추진을 놓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6월 장마 때 충분한 비가 와준다면 축제 개최 고민은 일시에 사라지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가 많이 와줬으면 한다”며 축제 준비 지자체들은 일기예보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광주 동구는 오는 7월 ‘구시청 나이트 페스티벌’ 프로그램으로 ‘여름 물 축제’를 계획했다가 가뭄 상황을 우려해 전면 재수정했다고 26일 밝혔다.

6월 장마 때 충분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물 절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물 축제를 기획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동구는 물 축제 대신 ‘아시아 맥주 축제’로 선회했다. 아시아 맥주축제를 통해 아시아음식문화지구 조성 사업과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남 대표 물 축제인 ‘정남진 장흥 물 축제’를 준비 중인 장흥군의 사정도 비슷하다.

오는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 예정된 정남진 장흥 물 축제는 지난 2008년 첫선을 보인 뒤 전남의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0~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 지정 축제로 선정돼 남녀노소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장흥군은 가뭄으로 올해 개최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장흥 물 축제는 식수원인 장흥댐 물과 탐진강 물을 사용하고 있어 가뭄이 지속될 경우 물 낭비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흥 물 축제 역시 6월 장마 때 얼마만큼 비가 와주냐가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짓는 상황이다. 장흥 물 축제는 코로나19 시기(2020년~2021년)만 축제가 중단됐을 뿐 기후 영향으로 인한 중단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장흥군은 6월 장마 때 가뭄 해소를 고대하고 있고 만약의 경우 다른 행사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2018년께 평년보다 비가 안 와서 걱정했지만 축제를 잘 마무리한 기억이 있다”며 “장마 이후 행사인 만큼 가뭄이 해갈된 상태에서 축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가뭄이 지속한다면 축제 내용을 ‘물 절약’ 등으로 바꿔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1일 평균 물 생산량은 45만5000톤으로, 지난해 동기(49만7000톤) 대비 8.5% 줄었다.
시민들의 물 절약으로 전년 대비 높은 절감량을 보이고 있지만, 장마 기간 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인 만큼 6월 장마 때 많은 양의 비를 고대하고 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