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우리는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진한 한숨처럼 한겹 한겹 마음속에 빼곡하게 묻었던 슬픔이라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때가 되면 진실을 되찾을 수 있다. 희생자의 넋 앞에서 살아있는 자의 슬픔으로 인한 죄책감과 이렇게 생생한 5월의 진실을 침몰시키려는 세력 때문에 5월은 다시 잔인하다. 역사를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기억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무엇이 두려워 기억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일까. 그 이유가 몹시 궁금하다. 진상을 밝혀 책임질 사람에게 딱딱 책임을 묻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순리대로 어김없이 ...
2023.05.08 13:08외식비와 기름값, 공공요금 등 오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기 위한 SNS 오픈 채팅방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름 아닌 ‘거지방’으로, 서로의 지출내역과 절약팁을 공유하는 채팅방이다. 거지방에서는 자신의 닉네임에 한 달의 지출 목표를 정해 놓고, 소비 계획이나 내역을 낱낱이 공유한다. 행여 택시를 탔다거나 프랜차이즈 커피를 사서 마시는 등 호사스런(?) 소비라도 했을 땐 모진 질책을 받고, 소비를 조장하거나 돈 자랑하는 글과 사진을 올릴 때에는 ‘강퇴’ 당하기도 한다. 흡사 보릿고개 시절,...
2023.05.08 13:06콘고지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콘텐츠 산업 전망 키워드’ 중 하나로 ‘콘텐츠’와 ‘온고지신’이 결합된 신조어다. 예부터 내려오는 지역 자산이나 문화자원, 역사 등을 콘텐츠화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루마니아 작은 소도시 트란실바니아는 1897년 출간한 소설 ‘드라큘라’와 영화, 게임 등의 후속 콘텐츠의 영향으로 연간 45만명이 찾고 있다. 커피의 고장 이탈리아 토리노는 ‘정통 커피’와 관련된 제품과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커피를 맛보고 제조하는 과정을 보기 위해 연간 30만명 이상이 방...
2023.05.08 13:07‘감염병의 대명사’ 페스트는 고대부터 일정한 주기로 수차례 지구를 휩쓸었다. 페스트로 인한 팬데믹은 6세기, 14세기, 19세기 등 세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특히 페스트가 맹위를 떨쳤던 시대는 14세기였다. 당시 칭기즈칸이 세운 몽골제국의 군사·정치·경제적 활동은 페스트를 전파시키는데 촉매제로 작용해 전례없는 팬데믹이 세계적으로 발생했다. 유럽의 피해가 특히 컸다. 인구의 1/4에서 많게는 1/3에 이르는 수가 페스트로 목숨을 잃었다. 조반니 보카치오의 소설 ‘데카메론’의 서문에는 1348년 닥친 페스트의 공포가 잘...
2023.05.07 18:32자율방범활동은 의용소방대와 함께 대표적인 주민자치 조직으로 지난 1953년 지역주민들이 부족한 경찰력의 공백을 메워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내 힘으로 지키겠다는 ‘주민야경제’에서 출발했다. 1963년 치안국 지시로 방범원 제도가 도입됐다가, 1989년 이들을 전원 지방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주민에 의한 방범원 제도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1990년 10월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현재와 같은 자율방범대로 재편됐다. 자율방범대는 기본 단위를 읍·면·동으로 구성하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활동 범위는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과 신고, 청소년 선도·보호 등이다. 전국에 4225개 조직, 총 10만442명(2021년 10월 기준)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지역 내 자율방범대는 광주 82개대·전남 349개대가 각각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무려 70여 년 만...
2023.05.07 17:43광주지역 교육단체가 일선 고등학교의 ‘0교시’와 ‘야간보충수업’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0교시’와 ‘야간보충수업’은 학벌 만능주의가 만들어 낸 일그러진 교육의 민낯이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특기와 적성을 살리기는커녕 오직 좋은 대학을 위해 강제교육도 불사하겠다는 교육현장의 현실이 안타깝다. 7일 광주학생삶지키기교육연대에 따르면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부임 이후 인문계 고교 10개 중 6개교가 폐지했던 0교시 등교와 야간 보충수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학습의 부활은 광주시교육청이 조기등교와 야간 보충수업 금지 조항이 담긴 ‘정규외 교육활동 기본 계획’을 폐지했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연대의 설명이다. 전교조광주지부 등도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폐지 할 경우 광주시교육청이 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는데 진행하지 않았다며 노동청의 조...
2023.05.07 17:43“콘크리트와 철판은 온도 변화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해요. 그런데 유지·보수 과정에서 이를 생각하지 않고 관리하다 보니 점차 이음새가 벌어지거나 금이 가게 된 거죠.” 최근 ‘광주천 관리 실태’를 취재하던 중 만난 한 시민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자신을 토목시공기술사라 소개한 그는 깨지거나 부서진 광주천 인근 인도·도로교들을 보며 ‘이대로라면 조만간 교량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쉼터이자 국가하천인 광주천은 어쩌다 방치되고 있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유지·관리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가...
2023.05.07 16:26장흥군은 지난 3월26일 안중근의사의 위패를 모신 장흥 해동사에서 의사 순국 113주기 추모제를 거행했다. 해동사는 장흥군 장동면 만년리에 있는 안중근의사를 유일하게 배향하는 사당으로 1955년 장흥의 죽산안씨 문중과 장흥지역 유지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했다고 한다. 일찍이 단재 신채호님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라고 했다. 이는 과거의 역사를 반추(反芻)해 보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고자 함일 것이다. 올해 3·1절 104주년 기념식에서 대통령 기념사를 야당에서는 ‘굴종’이라고 하면서 윤석열정부...
2023.05.07 14:58푸르른 가로수 길을 지나며 오늘도 출근길에 오른다. 추운 겨울은 지나가고 따스한 봄을 맞이하며 늘 지나던 그 길을 서둘러 지나친다. 오늘도 어김없이 푸른 나무들 사이로 그들 나름의 주장과 호소가 담겨있는 각양각색의 플랭카드를 마주하게 된다. 존중받고자 하는, 지켜졌어야 할 그들의 이야기를 오늘도 읽어내려가며 녹색신호를 기다린다. 집회현장에서도 집회참가자들의 이야기만큼 존중받아야 할 선(線)이 있다. 적법한 집회·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정한 선(線), 바로 질서유지선이다. 질서유지선은 집회 ...
2023.05.07 14:58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채로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이 설립추진단으로 출범했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추진단을 통해 “협치진흥원 설립의 전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해 기관의 비전, 목표, 운영방안 등 내용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 왔다. 이제는 말빚을 갚아야 할 때다. 오는 11일에 열리는 ‘광주교육 정담회’가 그 첫 자리가 되면 좋겠다. 순천에서 시작한 정담회는 시민들이 주도해 매달 여는 공론장이다. 두 번째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비타민센터에 모여 교육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이번 달로 52번째다. 다음 달 정담회에서는 이번 토론 내용이 어떻...
2023.05.07 14:21강기정 광주시장이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라는 깜짝 ‘화두’를 던졌다.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청소년 등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거나 할인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고민해 온 자신의 교통복지 정책이라고도 했다. 대중교통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강 시장은 지난 2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아동청소년 교통지원 조례에 대한 박미정 의원의 질문에 “시와 시의회 간 통 큰 합의만 이뤄진다면 아동청소년 무상교통 지원예산 100억 원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사회적 합의만 된다면, 아동청소년의 무상교통이나 무상교통에 준하는 정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강 시장의 설명이다. 앞선 질의에서 박 의원은 “1인당 월 평균 12만∼15만 원, 연간 100억 원을 교통비로 사용하는 데 시내버스 준공영제 1450억 원에 비하면 6.7%에 불과...
2023.05.04 09:48일제강점기 이전, 광주천의 이름은 구간마다 달랐다. 동구 금동에서는 금계, 불로동에 이르면 조탄, 서문 밖에서는 서천, 광천동에 이르러서는 한강으로 불렸다. 대동여지도에는 건천(巾川)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됐다. 당시에는 천변에 모래사장이 있어 현재 광주공원 앞 모래사장과 사직공원 앞 모래사장에 ‘장’이 들어섰다고 한다. 제방과 둑을 쌓기 전까지는 물을 퍼 마시거나 강변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다. 이곳도 한때는 오염이 심했지만, 2006년부터 수질정화와 환경정화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이후 나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광주천이 관리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남일보가 광주천변 인도, 도로교를 취재해보니 곳곳이 깨지거나 부서져 있었다. 이음새들은 발로 밀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정도였고 이음새와 다리를 연결해 주는 철판은 손으로 만지면 종이처럼 바스러졌다. 이를 고정하는...
2023.05.04 09:48인간에게 최초 에너지원은 불이었다. 불을 사용하면서 비로소 인류는 난방과 요리 등을 하게 됐다. 이후 에너지로 인류사에 변화를 일으킨 계기는 ‘범선’의 출현을 꼽는다. 범선은 선체 위 돛이 바람을 받으면서 그 풍력으로 전진했다. 중국은 1400년대 처음 범선을 이용해 자국 영향력을 확대했다. 유럽 탐험가들보다 먼저 인도와 아라비아를 탐험했고 인도양 국가들을 자국의 조공 체계에 편입시켰다. 1500년대 중국은 외부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국가적 의지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항해술과 세계관으로 무장, 대항해 ...
2023.05.03 15:23‘자율방범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자율방범대법)’이 4월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범죄 예방 등 안전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 관할 경찰서장에 신고한 단체를 가리키는 자율방범대 활동 운영·관리·지원 등을 명시한 법이며 이제 본격 시행하게 됐다. 자율방범대 활동은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 및 범죄의 신고 △청소년 선도 및 보호 △시·도경찰청장 등이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요청하는 활동 △시·도지사, 시·군·구청장 또는 읍·면·동장이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요청하는 활동 등이다. 이 법률은 자율방범대를 법정 단체화 하고 그 설치 및 운영·관리와 지원 책임 등을 법률로 명확히 함으로써 자율방범대원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한편 자율방범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활동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 데 ...
2023.05.03 15:12봄맞이 농촌의 하루는 먼동이 트면서 시작된다. 창문이 밝아오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것이 도시 생활과 다르다. 출근 시간이 따로 없어 시간에 쫓길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하루의 계획이 눈을 뜨면서부터 세워지는 것이 농촌의 생활이다. 오늘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농촌의 일과는 바로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가 정해진다. 지금 시기는 밭일과 논일을 병행해서 하게 되는 시기다. 겨울 동안 묵혀 놓았던 논갈이에서부터 로터리치는 일이 대부분 5월 초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다. 정부에서 제공해 주는 가리 거름은 4월 중에 뿌려서 땅심을...
2023.05.03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