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56분.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우주선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이 지구에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이 1960년부터 시작한 아폴로 계획의 성공을 전 세계에 알리는 낭보였다.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인간의 꿈과 용기를 보여줬다는 의미도 크다. “지금이 천지 창조 이래 가장 위대한 순간이다.”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우주비행사들에게 처음 한 말이다. 1971년 2월 5일 오전 9시...
2023.06.13 17:50태국 경찰의 ‘뇌물 지급 확인 스티커’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이 스티커는 경찰에 뇌물을 제공했음을 알리는표식으로, 화물차에 붙이면 경찰이 과적 단속을 면하게 해 주는 이른바 ‘무사통과 출입증’이다. 이 스티커는 태국 개혁 성향 전진당 소속 위롯 라카나아디손 의원의 의혹 제기로 공론화됐다. 위롯 의원은 뇌물 스티커는 웃는 태양, 토끼, 판다 등 모양이 다양하고 통과 가능 검문소, 경찰 관할구역의 규모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폭로했다. 지역이 한정된 단거리 스티커는 3000~5000바트(11~19만원), 전국 모두 적용...
2023.06.12 14:51조선시대에는 관원들이 장수하면 잔치를 베풀어주는 제도가 있었다. 정2품의 실직(實職)을 지낸 문관들이 70세를 넘기면 기로연(耆老宴)을 열었고, 관료 가운데 출생이나 혼인, 과거급제 60년이 되면 회갑, 회근, 회방이라 하여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개중에 가장 큰 영예는 단연 회방연(回榜宴)이다.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이 46세인 점을 대비하면, 회방연의 영광을 누리려면 급제 후로도 60년을 넘게 살아야 한다. 또 문하에 출중한 제자들도 두어야 한다. 조선 500년을 통틀어 고작 네 사람만이 영광을 누린 회방연의 첫 ...
2023.06.11 17:231897년 설립된 한성은행의 첫 고객은 대구의 상인이었다. 장사차 서울을 찾은 그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려고 했지만 돈이 부족했다. 어렵게 은행을 찾아 대출을 부탁했지만 이번에는 담보로 맡길 것이 없었다. 결국 타고 온 당나귀를 담보로 잡혔다. 하지만 은행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결국 담보로 잡은 당나귀를 ‘업무용’으로 타고 다녔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는’ 송금 사건도 있었다. 1900년대 초 한 외국인이 30달러를 환전하고 지방으로 송금을 요청했다. 30달러를 한국돈으로 바꾸니 동전으로 2만 4000푼이 됐고, 은행은 말 ...
2023.06.08 17:43“구름은 서석산에서 먼 산으로 흩어지고/ 얼굴에 부는 바람 객의 마음을 달래주네/ 눈에 비친 석류꽃 비가 그친 뒤에 곱고/ 맑은 날 좋아하는 비둘기 주렴 밖에서 노래하네/ 높은 정은 산 아지랑이 밖에 부치고/ 맑은 생각은 섬돌가 대나무를 따르네/ 난간을 치며 노래 부르니 시상이 절로 우러나/ 다시금 시원한 달빛 뜰에 가득함을 바라보네.” 송순의 ‘면앙집’에 실린 ‘광주 희경루에 차운한 시(차광주희경루운·次光州喜慶樓韻)’이다. 광주시가 지난 2018년 ‘정도 1000년의 해’를 기념해 ‘희경루(喜慶樓)’ 중건사업을 본격화했...
2023.06.07 16:53“이건 꿈이야. 악몽을 꾸는 거야. 잠에서 깨어나면 괜찮을거야. 다 괜찮을거야.” 지난 2016년 무대에 오른 뮤지컬 ‘화순’은 광복 1주년인 1946년 발생한 화순탄광 광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46년 8월 15일, 해방 1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향한 화순탄광 광부들이 미군의 탱크에 막힌다. 기념대회는 강제 해산되고 너릿재에서 미군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수많은 광부가 죽고 다친다. 특무대까지 투입해 광부들을 완전 진압한 미군, 그리고 남겨진 광부들에게 어둡고 긴 침묵의 화순탄광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
2023.06.06 16:43“군쟁 중에서 어려운 점은 먼 길을 곧은길로 삼고, 근심거리를 이로움으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길을 구불구불 가는 것처럼 하여 적을 이익으로 유인하면 나중에 출발한 군대가 먼저 도착하는 것이니, 이는 우직지계를 안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 군쟁편에 나오는 말로, 누구나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항상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쳐올 때가 있으니 이럴 때 위기를 잘 넘기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내야수 황대인(27)이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황대인은 지난달 ...
2023.06.04 18:01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이 지난달 31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시민모임의 위치는 매우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년간 묵묵히 강제동원 피해자들 옆에 있어왔지만 최근 몇몇 보수언론들에 의해 ‘역사의 희생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단체’, ‘반일 브로커’, ‘악날한 약탈적 형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여당 대표로부터는 “보호비 명목으로 돈 뜯는 조폭과 무엇이 다르냐”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 탓일까. 이날 기자회견이...
2023.06.01 15:48깃발은 인류와 함께해 온 대표적 상징물이다. 국가나 집단의 역사, 지리, 국민, 가치관 등 모든 것의 상징이다. 깃발에는 인류의 꿈과 희망, 좌절과 분노, 충성, 환희, 광기의 오랜 역사가 응축돼 있다. 작은 천 조각에 불과한 것 같지만, 그 아래 모이면 거대한 힘이 되고 정신이 된다. 한 집단의 구심체가 되고, ‘그들’과 다른 ‘우리’가 된다. 깃발 아래 갈등과 분쟁, 평화와 혁명 등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관통됐다. 다양한 상징의 깃발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국기다. 국기 마다 그 나라의 역사와 이념, 정체성이 ...
2023.05.31 12:19“이것은 잠자는 거인을 깨워 그 분노를 일으켰을 뿐이다.” 1970년 개봉된 영화 ‘도라 도라 도라’는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다룬 전쟁 영화다. 2차 세계대전, 미국 진주만을 침공한 일본은 욱일(旭日)기를 앞세워 침략과 전쟁에 대한 마각을 드러낸다. 폭격기로 군함에 자폭하는 ‘가미가제’, 출전을 앞둔 조종사의 머리 띠, 취사병의 팔목에도 욱일기는 빠지지 않았다. 승리를 자축하며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겠다는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든 거대한 욱일기도 침략과 약탈이라는 인류 최악의 상징이었다. 붉은 태양을 중심으...
2023.05.30 17:38전남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도(農都)’다. 예로부터 전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기름진 옥토 등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농업이 발달해 자연스레 농도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농도 전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남 농업이 쇠락해 가고 있어 우려가 깊다. 해를 거듭할 수록 전남의 농가소득은 줄고 있고,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되면서 농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남지역 평균 농가소득은 4556만원으로 전년도 47...
2023.05.29 14:25불교의 핵심 사상 가운데 하나가 공(空)이다. 지구상의 모든 만물이 찰나에 불과한 인연에 따라 존재할 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재물이나 명예는 물론 생각이나 관념 또한 스스로의 집착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이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이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다. ‘모든 존재는 오직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원효의 화엄사상도 본질은 ‘공’이다. 그렇다고 허무는 아니다. 어떤 가치 판단이나 개념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불교의 참 뜻이다...
2023.05.26 10:23강원도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열일곱살 소년·소녀의 애정을 토속적인 언어와 해학으로 그린 김유정의 대표작 ‘동백꽃’은 중학생들의 필독서다. 작품속 주인공인 ‘나’는 순박하다 못해 어수룩한 소년으로 묘사된다. 이에 비해 점순은 활달한 성격의 말괄량이 소녀다. 소년에게 관심이 있는 점순은 “너, 봄 감자가 맛있단다.” 라며 구운 감자를 주면서 접근한다. 먹을거리가 흔한 세상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감자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특히 봄에 심어 초여름부터 수확하는 감자는 가을·겨울감자보다 맛있다. 봄 감자의 70%를 차지하는 품종은...
2023.05.24 17:54“과도한 자신감을 가져라, 독창적으로 생각하라,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라.” 지난 2015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을 중퇴한 31세의 샘 알트만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함께 ‘오픈AI’라는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었다. 인공지능(AI)을 개발해 인류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 목표였다. 자신들의 특허와 연구를 일반인에 공개하는 것도 그들의 꿈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챗GP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광범위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주어진 질문에 대답하는 대화형 언어모델이있다. 챗GPT의 파괴력...
2023.05.23 17:311990년대 일본이 전자·정보기술(IT) 산업 분야에서 세계 경제를 호령 했지만 내수시장에만 안주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고립됐다. 일본 전자기업은 1980년대 워크맨 카세트 플레이어, 전자계산기, LCD TV, 1990년대엔 휴대전화 등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자국 중심의 독자적인 산업이 발전하면서 2000년대 세계시장에서 도태됐다. 끝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 우위를 넘겨주고 말았다. 대외시장 보다 내수에만 주력하며 고립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시장 요구와 국제 표준을 맞추지...
2023.05.22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