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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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 팡파르
20일 개막 시민 참여 손간판 공개
개막작에 휴먼 다큐 ‘어른 김장하’
프랑스영화부터 영화제 수상작도
시네토크·감독과 대화 행사 다채
  • 입력 : 2023. 10.17(화) 12:5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 포스터.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단과극장인 광주극장은 한국 극장 역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무려 1935년 문을 열어 굴곡의 시대을 거쳐 1990년대 멀티플랙스 광풍이 불어닥칠 때에도 충장로를 떠난 적이 없다. 광주극장은 한 때 가난한 시절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여가 공간으로, 지식인들의 공론장으로, 지역의 대표 공연 행사장으로, 이 시대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지금도 추억의 영화간판 그림을 내걸고 영사기가 돌아가는 위엄을 보여준다. 광주시민들이 이 독보적인 88년의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가 오는 20일부터 11월 6일까지 개최된다.

개막 첫날인 오는 20일 오후 7시 20명의 시민들과 함께 두달간 작업한 손간판을 공개하고 영화제 시작을 알린다. 이어 오후 7시 30분에 개막작 ‘어른 김장하’가 상영된다. ‘어른 김장하’는 많은 이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진짜 어른’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며 참된 어른을 찾아 사회에 알리려는 사명을 가진 지역 언론 기자가 전하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개막작 상영후에는 김현지 감독과 영화의 주인공 김장하 선생을 끈기 있게 취재한 김주완 기자가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프랑스 영화 ‘사형수 탈옥하다’의 한 장면.
올해 개관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영화의 흐름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 감독들의 작품이 비중 있게 소개된다. 전후 프랑스의 영화 작가 중 가장 대표적 인물인 로베르 브레송이 연출한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사형수 탈옥하다(1956)’, 천재 화가의 비밀스럽고 경이로운 창작 과정을 필름에 담아내 1956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피카소의 비밀(1956)’,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영화적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장-뤽 고다르의 60년대를 대표하는 두 편의 영화 ‘국외자들(1964)’과 ‘중국 여인(1967)’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영화 엄마와 창녀의 한 장면.
그리고 68혁명 이후 혼란에 빠진 프랑스 사회의 절망과 불안을 투영시켜 1970년대 프랑스 영화의 기념비적인 걸작으로 남은 장 으스타슈의 ‘엄마와 창녀(1973)’,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 마지막 두어 달을 오베르의 평온한 일상처럼 차분하게 그려낸 모리스 피알라의 ‘반 고흐(1991)’,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 중 가장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자크 리베트가 발자크가 연출한 ‘누드모델(1991)’, 미스터리 스릴러의 대가로 불린 클로드 샤브롤의 ‘지옥(1994)’, ‘의식(1995)’, ‘사기(1997)’, ‘초콜릿 고마워(2000)’, ‘악의 꽃(2003)’ 5편이 상영된다. 어떤 유행에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고전의 반열에 든 프랑스 영화들의 전통을 느낀다.

정주리 감독의 영화 ‘다음 소희’의 한 장면.
이 외에도 장편 데뷔작으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등을 수상한 이정홍 감독의 ‘괴인(2022)’, 야생동물이 보호받으면서 살 수 있는 ‘생츄어리’ 설립에 대한 고민과 생명체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왕민철 감독의 ‘생츄어리(2022)’,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된 ‘레슬리에게(2022)’를 정식 개봉 전 미리 만나보실 수 있고, 일정상 일찍 종영됐던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2022)’와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2021)’는 GV(게스트 방문·Guest Visit)와 함께 상영이 준비돼 있다.

풍성한 토크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먼저 오는 22일 ‘괴인’ 상영 후, 정지혜 영화평론가가 진행하고 이정홍 감독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오는 27일에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상영 후, 장철수 감독과 박상백 영화사 ‘슈아픽쳐스’ 대표가 참여하는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오는 28일에는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과 김희정 감독이 함께 하는 GV를 개최한다. 오는 30일에는 ‘사형수 탈옥하다’를 상영한 후, 기보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오는 11월 1일에는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의식’을 상영한 후 ‘지옥만세’를 연출한 임오정 감독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또 ‘생츄어리’ 상영 후, 유휘경 ‘성난비건’ 대표의 진행으로 왕민철 감독과의 대화가 열린다. 영화제 상영작 시간표는 광주극장 카페(https://cafe.naver.com/cinemagwangju/16644)에서 확인 가능하다.
프랑스 영화 ‘피카소의 비밀’의 한 장면.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