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와 고발 등이 난무하는 혼탁한 선거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민주주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선거가 인신공격과 비방에 집중될 경우, 정책 논의와 실질적인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책을 제대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없는 선거는 정치권뿐 아니라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의 책임이다. 과열된 경쟁과 갈등은 또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고 자원의 낭비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구태다.
민주당은 ‘지역 특성상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예비 후보자간 공방이 치열한 건 당 차원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오만한 발상이다. 변화하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변화는 선거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온갖 잡음 속에 치러진 공천을 지켜본 중도와 무당층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대로 된 선거 전략마저 내놓지 못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나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무분별한 선거운동도 투표율 저하로 이어진다.
투명한 경쟁이 사라진 혼탁한 선거는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막고, 그들만의 선거로 전락시키는 도박일 뿐이다. 정치권과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번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상대후보를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유권자도 한사람 한사람이 선거관리위원이라는 사명감으로 불법·탈법 선거 방지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