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끼 먹기도 힘들다"…고물가에 1인가구 '시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경제일반
"밥 한끼 먹기도 힘들다"…고물가에 1인가구 '시름'
여성가족부 ‘지난해 가족 실태조사’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 33.6%
"고물가에 균형잡힌 식사 어려워"
유통업계, 내달 생필품 가격 줄인상
  • 입력 : 2024. 04.18(목) 17:52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세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가구로 나타난 가운데 1인가구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못하는 것’이 꼽혔다. 사진은 광주 한 창고형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의 모습.
“외식비가 너무 많이 올라, 한끼 정도는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고 하는 데 아주 기본적인 조미료부터 채소까지 사려면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결국 비교적 저렴한 라면이나 레토르트 음식을 먹게 돼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요.”

나주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지민주(28)씨는 최근 무섭게 오른 물가에 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유로움을 쫓아 시작한 홀로 살기였지만 생활비 부담으로 끼니를 거르는 날이 많아져 최근 부정출혈까지 겪었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로 1인가구들이 위협받고 있다. 돈을 아끼고자 가장 저렴한 것으로만 고르다 보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설상가상으로 유통업계가 다음달부터 생필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고 밝혀 1인가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8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3년 가족 실태조사’결과, 지난해 1인가구 비율은 전체의 33.6%로 파악됐다. 세가구 중 한 가구는 홀로 살고 있는 1인가구로, 직전 조사인 지난 2020년(30.4%)보다 3.2%p 증가했다. 1인가구 수는 지난 2010년 15.8%, 2015년 21.3%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인가구 중 여성 비율은 62.3%, 남성은 37.7%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27.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 25.7% △50대 13.6% △30대 13.1% △30세 미만 10.8% △40대 9.8% 순이다.

1인가구가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가 42.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조사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지씨는 “최근 애호박찌개를 하기 위해 마트에 갔는데 애호박 한 개에 2300원이 넘는 가격에 크게 놀랐다. 고추장, 간장 같은 조미료는 자취를 시작할 때 부모님 집에서 가져와 비용을 줄였지만 아주 기본적인 조미료를 다 사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계산해 보니 1만500원 정도가 나왔다”며 “집 근처 배달 음식과 비교해 4500원정도 더 저렴했지만, 시간과 체력을 생각하면 이득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치솟을 예정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생필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로 한 까닭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대형 편의점 4사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음달 1일부터 가공란 가격을 인상한다. ‘감동란’과 ‘죽염동 훈제란’은 각각 200원(9.1%)씩 오르며 ‘햇닭 알로 만든 녹차훈제란(3개)’은 300원(10.3%) 오를 예정이다. 볼펜, 면도기 등 생필품 가격도 인상된다. ‘모나미 153볼펜 가격’은 100원(33%) 오르고 ‘도루코 페이스면도기’는 10.5%, ‘뉴트로지나 딥클린포밍클렌저(100g)’ 가격은 11.2% 오른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섬유유연제 ‘피죤’ 12개 품목은 10∼20%, ‘쏘피’ 생리대 12개 품목은 6∼7%가량 각각 인상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