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예술 결정체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오월예술 결정체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
(사)빛고을문화예술위 주최 5·18 44주년 기념
9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저항시인 ‘문병란’ 시 토대로
합창·독창 등 형태로 음 붙여
10일간 항쟁 재연 14곡 구성
  • 입력 : 2024. 05.07(화) 16:56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오라토리오 작품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 무대가 오는 9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사단법인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 제공
5·18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 중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단연 독보적인다. 오라토리오는 중세시대 만들어진 음악극으로 독창·합창·관현악이 총집합한 음악 장르다. 나름의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있어서 독창자들이 각 등장인물의 배역을 담당하고 오페라 보다 합창의 비중이 더 크다. 특히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민족 저항시인 문병란의 시를 기본 모티브로 만들어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사단법인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가 주최, 주관하는 5·18 44주년 기념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 공연이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

고 문병란 시인은 생전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시 작품을 꾸준히 창작해 오면서 이를 모티브로 한 음악작품을 제작하고자 했다. 2000년 초에 완성된 14개 시에 음악을 붙여줄 작곡가를 찾던 중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의 이사로 있는 김성훈 작곡가와 연이 닿아 마침내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가 탄생하게 됐다. 문 시인이 시를 써내려간 후 2019년 첫 공연을 선보이기까지 20여년이 걸렸으며 끝내 공연을 보지 못하고 문병란 시인은 지난 2015년 타계했다.

고 문병란 시인이 5·18 오라토리오 작품을 위해 김성훈 작곡가에게 보낸 부탁 서한.
이번 공연에서 연주는 천안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인 구모영의 지휘 아래 이뤄진다. 또 광양시립합창단, 나주시립합창단, 여수시립합창단 등 3개 합창단이 노래하고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한다. 소프라노 김선희,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테너 정의근, 바리톤 김종표, 소년 한재연 등의 솔리스트들이 독창과 이중창 등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합창은 광주시민을 상징하며 각각의 솔리스트(소년, 구두닦이, 아내, 남편)는 40여년전 오월 당시 죄없이, 힘없이 죽어간 이들을 대표한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총 14곡으로 구성된 교성곡이다. 제1곡 서곡(아내의 노래)에서부터 절규와 함성으로 터져나오는 합창단의 외침이 무대를 장악한다. 특히 어린 소년의 죽음을 노래한 제3곡 ‘저는 그냥 죽었어요’는 광주민주항쟁 당시의 상황을 극적인 시어를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제5곡까지 죽임을 당한 영혼들을 꽃넋으로 표현하며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5월의 영혼들을 노래한다.

제6곡 ‘전라도 뻐꾸기’에 이어 제7곡 ‘부활의 노래’에서는 죽음을 넘어서, 시대의 어둠을 넘어서 부활의 노래로 다시 돌아온다는 합창곡이 이어진다.

제8곡 ‘아아 광주여 5월이여 그날의 일체감이여’는 5·18의 신념과 미래의 염원이 한 곡에 담겨있다. 이어 희생자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제9곡과 연인의 이중창 제10곡, 아직 슬퍼할 때가 아니라는 결연의 의지를 담은 제11곡, 그리고 ‘자유와 민주의 산 무등산’을 노래하는 제12곡, 어두웠던 역사에서 밝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 ‘무등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제13곡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14번째 곡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빛고을은 평화의 깃발이고 새벽에 오시는 연인이고, 그 빛들이 모여 민족통일의 찬란한 노래로 넘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광주의 정신이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담긴 노래 글로, 힘차게 마무리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양진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 음악감독은 “이 작품은 앞으로 오페라나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형태로 각색이 가능한 작품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하는 작곡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며 “5·18의 정신을 승화한 광주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서 전국화 할 수 있도록 매년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전석무료이며 문의는 (010-2499-5035)로 가능하다. 공연당일 현장에서 발권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라인문화재단에서 1억원의 후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