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등장…새로운 창조적 예술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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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생성형 AI의 등장…새로운 창조적 예술시대 도래
조선대 미술관 ‘AI 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30일까지 'AI 회화' 등 선봬
기후위기 상상 속 광주 눈길
수행적 시간 담은 작업처럼
기계가 흉내 못내는 작품도
  • 입력 : 2024. 05.08(수) 15:2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박상화 작 미래도시-광주. 조선대 미술관 제공
조선대학교 미술관은 2024 조선대학교 장미주간(16~20일)을 맞이해 기획전 ‘AI 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오는 30일까지 연다. 이번 특별전은 AI 생성 이미지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관심이 많은 작가 8명을 선정, AI 이미지 시대 예술의 가치 및 정체성은 무엇인지 보여준다. 회화·사진·영상·설치 등 AI 생성형 프로그램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부터 인간의 수행이 담긴 작품까지 총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AI 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AI 이미지 시대, 작품 창작에 미치는 영향 △AI 이미지와 본인의 작품에 대한 가치 △만약 본인의 작품에 AI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할 용의가 있다면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전시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제시하고자 하는 것, 4개의 질문을 8명의 작가(강운·고차분·김형숙·문선희·박상화·신도원·신호윤·정광희)에게 제시했고, 그 질문을 토대로 전시를 구성했다. 8명의 작가들이 써내려간 글과 작품은 서로 다른 특색을 보여주며, 이는 AI 이미지 시대 예술의 정체성에 대한 담론으로 이어진다.

강운, 김형숙, 박상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을 선보인다. 구름 작가로 불리는 강운 작가는 ‘공기와 꿈’ 연작을 세 가지 형태로 보여준다. 인간의 노동으로 만들어내는 추상예술과 AI 생성형 창작 도구를 활용해 구름에 형상을 형성한 수증기 입자 단위를 픽셀로 해석한 작품, 그리고 챗GPT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인 DALL-E를 사용해 이미지를 생성했다. 작가는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와 가치를 새로운 문화기술과 접목해 사유한다.

김형숙 작가는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보다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이미지를 픽셀화해 해체한 영상작업을 선보인다. 해체된 픽셀은 또 다른 형태로 조합돼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영상 속 이미지들은 하나의 작은 픽셀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해주며, 픽셀 하나하나에 집중, 그 근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논한다.

박상화 작가의 ‘미래 도시-광주’는 AI가 상상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펼쳐진 광주의 풍경 속 옛 전남도청과 그 주변의 모습이다. 기후위기, 전쟁, 인류멸망 등의 현안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존재일 수 있는 AI 개입에 의해 해결이 가능한가, 고민한다.

수많은 작은 집을 그려나가며 이미지를 형성화해 나가는 고차분 작가는 캔버스에 거칠게 지어진 집의 형상을 잘라내고 칼로 도려내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는 인간이 삶 속에서 겪는 수많은 인고의 시간들로 비춰지며, AI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진정성이 담겨있다.

문선희 작가의 ‘거기 뭐 하세요’ 시리즈 총 11점은 고공농성이 있었던 산업구조물을 심상적 풍경 위로 옮겨 온 작업이다. 작가는 고공농성이 있었던 산업구조물 100여 곳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했다. 이는 AI가 활용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안의 소스들로 작가의 유일한 기록물이다. 이 기록물을 통해 작가는 세상에 거대한 잡음으로 우리가 듣지 못했던 소수의 사람들 목소리, 그리고 아무리 외쳐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외로운 마음을 포착한다.

신도원 작가는 최근 한국 이야기, 전설 등에 관심을 가지고 AI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작품의 배경 그림은 AI 이미지 생성기를 통해 그려냈다.

정광희 작가는 점 하나, 획 하나, 붓 끝에 감정을 집중해 드러내는 서예의 원리로 작업한다. 그의 작품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수행의 과정이 담겨있다. 작가는 AI 지배력의 반대지점에서 아날로그적 사고로 천천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수행의 길를 걷는다.

신호윤 작가의 ‘본질은 없다’ 연작은 인간의 본질을 묻는다. 그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철학적 질문을 통해 사유하며 이 부분은 AI가 생산해낼 수 없는 창조의 영역임을 보여준다.

장민한 조선대 미술관 관장은 “AI 이미지의 출현은 19세기의 카메라의 발명 이상으로 미술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의 발명으로 인해 사진이 아닌 미술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고 그 결과 추상미술이 출현한 것처럼, AI의 등장은 미술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며 “이번 전시는 긍정적이든 혹은 부정적이든 AI의 출현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려는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작품을 보여준다. AI 예술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주말은 휴관하나, 조선대학교 장미주간 기간인 18, 19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