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덕 작 ‘무등소견’. 국윤미술관 제공 |
![]() 김광덕 작 ‘산조NO34’. 국윤미술관 제공 |
국윤미술관은 오는 30일부터 6월29일까지 무등산인문축제연계기획전 ‘무등소원(無等所願)’展을 제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무등산이 가진 인문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제3회 무등산인문축제와 연계해 진행된다. 전시명 ‘무등소원’에 드러나듯 ‘평등이 이뤄져 차등이 없다’는 무등의 정신이 모두의 소원에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참여작가로 선정된 김광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돌의 형상을 쌓아 올린 석적소원 시리즈 연작과 무등산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작품 등을 함께 선보인다.
김 작가는 그간 돌을 쌓아 올리는 행위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조형성을 넘어 반복적인 쌓기의 행위 속 내재된 정신적 수행과 성찰의 과정으로 확장된다. 돌을 쌓으며 만들어지는 긴장과 균형, 무게감 속에서 평온함과 사색의 정서를 이야기한다. 급변하는 현대미술 속에서도 작가 본인의 정체성과 본질적인 창작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작품들은 산조(散調)의 장단처럼 자유롭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무게의 균형감이 투영된 작품들은 돌에 담긴 희로애락을 시각적으로 선사한다. 관객들은 석적 무리 사이 유기적 흐름 속에 작품의 일부가 돼 자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 김광덕 작 ‘산조NO37’. 국윤미술관 제공 |
![]() 김광덕 작 ‘산조NO43’. 국윤미술관 제공 |
![]() 김광덕 작 ‘산조NO44’. 국윤미술관 제공 |
그는 균형과 조형을 탐구해 쌓은 석적 조형물을 산조조각이라 칭한다. 무용과 융합한 산조 공연을 관람하면서 받은 깊은 울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산조는 국악 용어로 한국의 민속음악에 속하는 기악 독주곡 형태를 일컬으며, 오늘날에는 전통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대적 요소와 결합해 확장되고 있다. 산조 장단의 변화와 흩어지고 모이는 춤의 조화를 작품의 조형에 반영해 불규칙성에서 새로운 균형의 중용을 만들어 낸 셈이다. 작가가 추구하는 미장센은 정중동의 절제미다. 크고 작은 덩어리로 조형성을 구축한 석적 무리는 공간 속에 군중의 모습처럼 무게로 자리하며, 둥근 구(球)의 곡선을 따라 유기적 흐름으로 연결된다. 미장센을 통해 표출되는 우리 정서의 희로애락이 시각적 즐거움에서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김 작가의 작품과 연계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소원돌탑쌓기’ 프로그램과 전시장 안에서 소망지를 작성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관람객은 직접 돌을 쌓으며 자신의 소원을 예술로 형상화하며 감상과 창작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 수 있다.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경험함으로써, 작가의 내밀한 표현 세계를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국윤미술관(062-232-7335)에 문의하면 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