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으로 불리는 사나이”…KIA 최형우의 끝없는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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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신으로 불리는 사나이”…KIA 최형우의 끝없는 전성기
리그 내 최고 타자로 우뚝
통산 3번째 2500안타 달성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불혹' 우려에도 건재한 모습
올 시즌 끝으로 FA…'최대어'
  • 입력 : 2025. 05.28(수) 11:15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KIA타이거즈최형우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역전을 알리는 투런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매번 볼넷 나가고 쳐줘야 할 때는 또 매번 쳐주고 따라하고 싶어도 따라할 수가 없다. 선수들은 신이라고 부른다”

KIA 타이거즈 오선우가 팀 선배 최형우에 대해 표현한 말이다.

KIA의 베테랑 타자 최형우(42)가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연일 신들린 타격폼을 선보이고 있다. 팀 내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형우는 KBO리그 가장 높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KIA 타선의 중심을 잡으며 팀의 중위권 경쟁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최형우는 개인 통산 2500안타와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대기록을 작성,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최형우는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그는 3회 안타에 이어 5회에는 2사 1루에서 키움 하영민의 포크볼을 받아쳐 비거리 125m의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박용택(은퇴·2504안타)과 NC 다이노스의 손아섭(2558안타)에 이어 KBO리그 통산 3번째 2500안타를 달성했다. 또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하게 됐다.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최정(SSG 랜더스)에 이은 리그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최형우의 대기록은 단지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최형우는 현재진행형으로 팀 타선의 중심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를 성공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시즌 타율 0.345(171타수 59안타) 10홈런 36타점으로 팀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OPS가 1.067로 노장이라 불리는 나이에 접어들었으나 장타력은 여전하고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경우 타율이 0.400까지 올라가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물오른 타격감에 대해 최형우도 스스로 신기해하고 있다. 최형우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이가 30대 후반이 되면 전날 아무리 타격감이 좋았어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또 처음부터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3~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타격감이 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팀에서 ‘아버지’ 역할도 하고 있는 그는 감독이 체력 관리를 위해 선발에서 빼줘도 쉬지 않고 훈련때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자처하곤 한다. 자신의 배팅볼을 받아친 후배들이 꼭 그 경기에서 안타를 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다시 얻는 가운데 여전히 리그 내 가장 꾸준한 좌타 거포 중 하나로 평가받는 최형우는 1983년생으로 리그 내 타자들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지난 2002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2008년 신인왕에 올랐고 2017년 삼성 왕조에 특급 타자로 떠오른 그를 1차 FA에서 사상 첫 100억원의 계약으로 KIA에 입단했다. 이미 그때만 해도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던 터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매년 건재함을 증명하며 팀을 두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고 2020년 두 번째 FA에서 3년 총액 47억원, 지난해에는 1+1년 총액 22억원 다년계약까지 성공했다.

최형우는 “시즌도 많이 남았고 제가 이 나이에 개인 기록 따서 뭘 할 것도 아니고 팀이 잘해야 하는데 종합병원이 되고 있어서 답답하다. 부상 당한 선수들은 놔두고 이제 남은 선수들한테는 말도 안되는 기회가 온 것이고 더군다나 잠깐도 아니고 한 달 내지 두 달이다”며 “진짜 저 같으면 두 달 미쳐가지고 주전이 와도 밀리지 않을만큼 자리를 잡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실력도 필요하고 운도 필요하지만 그런 마인드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