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친서 외교 재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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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트럼프, 김정은과 친서 외교 재개 시사
북미 대화 재가동 첫 정황 포착
“싱가포르 성과 재현 희망” 밝혀
북한, 수신 거부…반응은 냉담
  • 입력 : 2025. 06.12(목) 07:27
2018년 6월 싱가포르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 싱가포르 통신정보부=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며 북미대화 재개의 신호탄을 쏘았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한 정황이 드러났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수신을 북한이 거절했다는 보도에 대해 “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그는 싱가포르 회담의 진전을 재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외교 복원을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노력’ 등을 담은 공동성명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레빗 대변인은 “특정 서신교환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설명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해당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점은 북미 간 고위급 접촉이 실제로 추진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중 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담을 했고, 수차례 친서를 교환하며 긴밀한 유대를 과시한 바 있다.

이번 친서 시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등 외교 현안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외교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월 트럼프의 복귀 이후 북한에 대한 첫 공식적 접촉 시도로도 주목받는다.

트럼프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암시하는 ‘뉴클리어 파워’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는데, 이는 북한의 핵무력을 현실로 수용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명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북한이 대화에 나설 여지를 남기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미국 내 북한 대표부가 친서 수신을 거부한 것은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은 ‘불신’과 러시아와의 밀착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한다.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 속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기류 변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전략 발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북미관계가 다시 급진전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대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