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상당 부분 온전…이스라엘, 방사능 우려해 핵연료 저장소는 피격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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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란 핵시설 상당 부분 온전…이스라엘, 방사능 우려해 핵연료 저장소는 피격 안 해
추가 군사작전 가능성 커져…“미군 벙커버스터 없인 지하시설 파괴 어려워”
  • 입력 : 2025. 06.14(토) 11:45
  • 정유철 기자·연합뉴스
2025년 6월 13일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2025년 5월 19일 촬영된 이란 곰(Qom) 북동쪽 포르도(Fordow) 우라늄 농축시설이 담겨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월 13일, 이란 당국이 포르도와 이스파한의 핵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3일(현지 시각) 단행한 이란 핵시설 기습 공습에도 불구하고, 핵연료 저장소 등 핵심 시설 상당 부분이 온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정보 당국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1차 공격에서 지상 우라늄 농축시설 일부를 타격했지만, 지하 핵시설과 대규모 핵연료 저장소는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 일부에 피해가 발생했지만, 전반적인 피해는 제한적”이라며 “특히 핵연료 저장소를 피한 것은 의도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스라엘군(IDF)은 이스파한주 나탄즈 핵시설을 타격했으나, 이란 최대 핵연료 저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스파한 외곽 저장소는 공격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고려해 핵연료 저장소를 일부러 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의 존 울프스탈은 “이스파한의 우라늄 생산시설을 공격하지 않은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방사능 확산 위험을 의식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해당 시설이 타격을 받을 경우, 그 자체로 방사능을 확산시키는 ‘더티 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에서 이란의 핵 과학자들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인물인 페레이둔 압바시-다바니와 모함마드 메흐디 테헤란치가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시설보다는 인적 자원에 타격을 가해 이란 핵 개발을 장기적으로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지하 깊숙이 은폐된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에는 이스라엘 단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스라엘이 보유한 무기로는 나탄즈나 포르도에 위치한 지하시설을 파괴하기 어렵고, 미국 측이 제공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지하관통 폭탄)도 이번 작전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공습 직후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이 있을 것”이라며 “다음 공격은 더 잔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곰주의 포르도 핵시설이나 이스파한 저장소를 대상으로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유철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