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테헤란. 연합뉴스 |
전문가들 역시 “국제 정세는 대한민국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에만 머무는 시야를 넘어 외교와 국제 관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오전 0시55분께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탐지돼 전국 각지에 공습 경보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후 위협이 제거되자 약 20분만에 경보를 해제했다.
전날 밤에는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도 지난 16일 저녁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국영 IRIB 방송국 본사를 두 차례에 걸쳐 공습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피해 규모는 이스라엘은 24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란은 사망자 225명, 부상자는 1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두 나라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중동지역 외국인들의 불안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법무부의 지역 등록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광주에는 중동 출신 외국인(이란·시리아·이라크·파키스탄)이 458명, 전남에는 302명, 총 76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국민은 없었다.
이들은 한국어를 배우는 센터나 외국인 커뮤니티 등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불안한 중동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특히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현재 이란 정부는 지역에 거주 중인 자국민에게 언론 인터뷰나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라 지역 중동 거주자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파키스탄 출신으로 전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연구 중인 나림 아미르(37)씨는 “이란과 가까운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 하루에도 네댓 번씩 전화하고 있다”며 “두 나라 간 무력 충돌로 인해 현지는 불안한 상황이고, 주변의 중동 출신 동료들 역시 혼란스럽고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중동인들, 특히 이란 출신 거주자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거나 아예 외출을 삼가하는 등 불안한 자국 현실을 타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세계적 긴장 국면이 커질수록 외교와 국제 관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제는 우리나라도 K컬처의 정치적 버전처럼 외교 분야에서도 보다 큰 시각과 역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관계가 곧 대한민국의 평화와 직결되고, 만일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우리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외교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이라고 해서 광주·전남 혹은 한반도만 바라봐선 안 되고, 오히려 더 넓은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외교력을 갖춘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먼저 그러한 국가와 지도자를 요구하고 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명분상으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군사적 위기감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작됐다. 특히 공습 시점이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내 정치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