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은지 광주시의원. |
무엇보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수도권 집중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인식이었다. “수도권이 미어터질 지경이다”, “대한민국이 살려면 지역이 살아야 한다”, “균형 발전 없이 국가의 미래는 없다”는 그의 발언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타파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필자에게 더없이 반가운 메시지였다.
필자는 지난 6월 23일 광주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서도 ‘광주 공약의 국정과제 반영’을 강력히 요구했다. 지금 이 시점은 새롭게 짜여지는 국정 운영의 틀에 광주의 미래를 온전히 담아낼 절호의 기회임을 강조하며, 국가의 책임 있는 응답을 촉구했다.
광주의 이 같은 요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광주는 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였다. 1980년 5월의 광주가 그랬고, 지난해 12월 3일부터 시작된 ‘빛의 혁명’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이라는 격변 속에서, 바로 그 광주정신이 대한민국을 지켜냈고 압도적인 지지로 국민주권정부의 탄생을 이끌어냈다. 대통령이 “진정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방법을 광주·호남에서 찾아보자”고 강조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국가가 광주에 응답해야 한다. 동시에 광주 스스로도 치밀한 준비와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 정치가 앞장서고, 행정이 정교하게 계획을 세울 때, 변화는 현실이 된다.
첫째, 광주시는 행정의 구체적인 준비와 실행 계획을 더욱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7대 공약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실현 가능한 정책 설계와 단계별 예산 확보 전략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둘째, 정파를 뛰어넘는 ‘범정치세력 TF’를 구성해야 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 부처·국회·당정청을 아우르는 광주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공약을 국정과제로 반영하는 정치적 실천에 나서야 한다.
셋째, 광주시민 모두가 변화의 주체로 함께해야 한다. 온라인 국민제안 플랫폼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적극 활용해 공약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널리 확산시키고, 일상 곳곳에서 광주의 목소리를 함께 키워가야 한다.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은 ‘민·군 통합 공항 이전 문제’를 핵심 의제로 직접 지목하며 “정부 전담 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답보 상태였던 공항 이전 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군 통합 공항 이전을 포함한 ‘광주의 7대 핵심 공약’은 단순한 지역 이익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다. AI 국가 시범도시 조성,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육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 추진, 영산강·광주천 수변 활력도시 조성, 국가 초고자기장 연구인프라 구축, 서남권 메가시티 조성까지. 이 모든 과제는 국가 균형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광주 방문을 환영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번 방문이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광주의 핵심 공약이 모두 국정과제로 반영되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때에야 비로소 국민주권정부가 광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광주 역시 멈춰 있을 시간이 없다. 대통령의 약속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광주 스스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실천해야 한다. 정치의 결단, 행정의 준비, 시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우리의 요구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