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채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 부장 |
다회용기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인 이유는 명확하다. 전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를 통해 다회용기와 일회용기의 환경적 영향을 비교한 수 많은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LCA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의 여러 연구와 덴마크 환경보호청(EP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횟수 이상 재사용되는 다회용기는 일회용기보다 탄소 배출, 물 사용, 에너지 소비, 폐기물 발생량 등 여러 환경지표에서 훨씬 낮은 부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물 소비를 고려하더라도 다회용기는 일정 횟수 이상 재사용될 경우 일회용기 대비 친환경적이라는 것.
구체적으로 스테인리스 다회용 컵은 평균적으로 200~300회 이상, 폴리프로필렌(PP) 다회용기는 30~50회 이상 사용 시 일회용기보다 환경적으로 유익하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다회용기 사용 후 간단히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반납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 준수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며, 이는 잠재적 실천율 향상과 문화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다회용기의 소재도 인체에 무해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스틸, 식품 등급의 PP(폴리프로필렌), 실리콘 등의 사용을 권장한다. 이러한 소재들은 고온에 강하고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회용기 시스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여러 주체의 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적 인센티브(세금 감면, 보조금 지원 등) 제공,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 인프라 구축 지원, 관련 규제 정비 등에 힘써야 한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용한 다회용기 모델을 개발하고 지역 내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등과 연계해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노력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다회용기 사용은 불편하다는 인식을 넘어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가치 소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이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 및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길 기대한다.
다회용기는 단순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궁극적으로 사회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일회용품 사용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이는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다.
지난 2월 손혜진 북구의원이 제안한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활성화하기 위해 광주전남녹색소비자연대, 동운마을 기후환경연합공동체 등이 모여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광주 북구에서 다회용기 사용이 활성화되는 시작점이 되어 시민 모두가 다회용기 사용을 일상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