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북극항로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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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북극항로의 명과 암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대표
  • 입력 : 2025. 07.21(월) 16:24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대표
북극항로가 추진될 전망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북극항로는 엄청난 유라시아 물류혁명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선도하지 않으면 중국 일본에 빼앗길 것’이라고 했다.

이 항로의 아시아 거점항구로 부산항을 육성하겠다고 피력했다. ‘잘 준비하면, 부산은 한반도 남단의 또 다른 수도권’이 될 것이라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새 정부는 이미 해수부를 부산에 이전할 방침이고 대통령도 북극항로 개척을 약속했었다.

그동안 북극항로의 이야기는 설왕설래했다.

그러나 정부 혹은 지방정부가 이를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지금 북극항로는 없다. 북극해가 얼어있고 유빙이 떠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얼음이 녹아내리는 속도도 빨라지면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무더웠던 작년 2024년, 북극의 해빙(바다 얼음) 면적이 최소로 줄었다.

해운 전문가들은 2030년대 북극항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새 정부는 항로 개설을 가능성을 예상하고 이를 구체화를 밝힌 것이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쪽, 북극해를 따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다. 현재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를 이용하면 약 2만 2000㎞로 40일가량,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5000㎞를 30일간 운항할 것으로 예측한다.

운항 거리와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연료비와 물류비를 절감할 뿐 아니라 물류 효율성 증대라는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북극항로 주변, 러시아와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 국가들의 석유와 가스, 철광석과 희토류 등 광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새 정부는 북극항로가 개설될 경우 이런 자원의 개발과 유통에도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경제발전 및 국익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북극항로의 가능성은 지구온난화와 연관된다. 기온이 상승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얼음이 빨리 사라져 항로 개설과 거대 선박의 통행이 가능할 것이다. 통행 가능 시점은 향후 10년, 2030년대 중반, 그쯤 ‘얼음 없는((Ice-Free) 북극해’를 기대하는 듯하다.

아이러니이고 슬픈 일이다. 지구상에 북극은 영구 동토이고, 기후위기 시대 지구온난화의 중요한 지표다. 유엔 IPCC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구상에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 북극과 극지방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보다 지구온난화가 4배나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과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며 즉 세기말까지 3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면, 북극은 Ice-Free가 된다. 인류가 약속한 파리기후협정의 ‘1.5도 상승 억제’ 목표를 위반할 때이다. 그러나 이 목표가 이행되고 각국이 약속한 ’2050 탄소중립‘이 제대로 성취되면 북극의 얼음은 다시 살아난다.

북극해빙이 사라진다면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 그리고 히말라야의 눈과 얼음도 녹아내릴 것이다.

그러면 북극곰의 삶터도 사라지는 등 지구생태계의 치명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해수면 상승의 빨라질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산불, 홍수 태풍 등 기상이변이 더 자주, 더 강렬하게 발생할 것이다. 지금 한반도가 경험하고 있는 전국적 홍수, 폭염과 산불과 같은 기상재난이 일상화된다. 얼음 없는 북극은 인류에게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인류가 안전을 보장하려면, 온난화 위기를 이기고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의 미래로 가야 한다. 북극 같은 지구 빙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

북극항로는 분명히 명과 암이 존재한다.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과 얼음 없는 북극항로는 양립할 수 없다. 탄소중립의 시대, 혹은 거꾸로 기후붕괴(Climate Breakdown) 시대에 ’유라시아 물류 혁명의 시발점‘, ’아시아 거점항구 부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좀 더 활발한 논의와 토론,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