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하천·산·바다 생태 탐사…지역 맞춤 환경교육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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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전남 하천·산·바다 생태 탐사…지역 맞춤 환경교육 ‘눈길’
●전남도교육청 ‘공생의길 프로젝트’
3년차 시행…학생 중심 현장교육
올해말까지 학생 4300여명 참여
환경 문제 의식 등 생태 감수성↑
  • 입력 : 2025. 07.21(월) 11:45
  • 글·사진=조진용 기자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오른쪽 세번째)이 공생의길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수질키트 사용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최근 전남도교육청이 개최한 ‘공생의길 프로젝트’에 목포지역 홍일중, 문태고 등 11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44명이 참여했다
전남지역 학생들이 자연환경 전문가와 함께 지역 생태계를 탐험하는 ‘환경교육’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올해 3년째 시행 중인 ‘공생의길 프로젝트’는 실제 하천, 산, 바다 등 전남 곳곳의 환경을 살피고 보호대책 모색,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면서 참여도가 높다. 공생의길 프로젝트가 학생들이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향후 참여층 확대, 일상생활 속 환경 문제 등도 확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 동반 도심 소하천 살펴

최근 찾은 목포시 북산길 64-4 삼향천 일원. 일렬종대로 줄지어 하천변을 걷는 10여명의 학생들이 눈에 띈다.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의 설명에 집중하며 메모장에 필기를 하는 모습에 ‘공생의길 프로젝트’ 참여자임을 알 수 있었다.

전남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공생의길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해 지역과 연관된 산, 강, 들, 바다 등의 생태 환경을 탐구하고 보호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이번 탐사에 현장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지난 5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에 따라 김 총장이 참여학생들을 직접 인솔하며 삼향천의 수질 측정을 지도했다.

탐사에 참여한 목포지역 홍일중, 문태고등 11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44명이 김 총장과 동행하며 목포 도심을 관통하는 삼향천 2.3㎞ 구간의 수질 건강성을 살피는데 집중했다.

생물학적 평가에서 수질등급은 식수로 사용가능한 1등급부터 심한 악취와 혼탁한 상태인 4등급 등으로 구분된다. 수질검사 간이 키트를 활용해 수질등급을 측정한 결과 유기물이 풍부한 용수에 해당하는 3등급으로 판정됐다.

이어 삼향천에 질소, 인,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 수질 개선 효과에 도움을 주는 부레옥잠을 띄우며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프로젝트 주제는 ‘수질개선’으로 김 총장은 학생들에게 수생태계 회복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주력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03년부터 하수와 오수 유입으로 심한 악취가 풍기던 삼향천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까지 하루 평균 정화 처리한 물을 평균 1만7000톤 방류하는 등 수질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 왔다”며 “무심결에 일상생활에서 버리는 오폐수가 도심 소하천으로 흘러들어 가 자연성을 되찾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경각심을 부여하며 프로젝트를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수생태 공간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반응이다.

정여원(목포혜인여중·3학년) 학생은 “남악하수처리장 재이용수 시설을 도입하면서 깨끗한 수질이 유지돼 야생 오리 등 조류가 관찰되며 생태계의 제기능을 발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늘날 삼향천은 친수공간도 조성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한번 망가진 자연생태계를 온전히 복구하기까지 인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봉사활동 등 환경을 보호하는 생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프로젝트는 전남 초·중·고 및 특수학교를 포함한 총 354개팀, 4376명의 학생이 오는 12월까지 탐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학생주도 환경교육 3년차

공생의길 프로젝트는 지난 2023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첫해 당시 프로젝트 탐사 범위를 지역 하천 중심으로 한정했으나 2024년부터는 산, 강, 갯벌, 바다 등 전남 전역의 자연 생태계로 확장해 학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참여학생도 2023년 155팀·1404명, 2024년 300팀·3705명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순천도사초·순천만습지 정화 활동 △도초초·시목해변 보전 활동 △장흥중·탐진강 EM 흙 공 던지기 △함평손불중·석창리해안정화 활동 △영산포여중·생태숲 캠페인 △화순고·무등산생태탐방 △덕인고·영산강 오염 탐구 활동 등을 펼쳤다.

프로젝트는 환경교육의 활성화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 환경교육 의무화 시행에 발맞춰 학생 주도의 환경교육을 실현하고자 기획됐다.

전남지역은 청정 생태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지역 환경문제에 관심과 실천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방안을 발굴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참여·환경영역 확대를 ”

전남도교육청은 학교 교과 과정과 연계해 프로젝트를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김병석 전남도교육청 미래교육과 기후환경교육팀장은 “탐사·문제해결 활동을 초·중·고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지역 환경자원을 활용해 시·군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탐사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오는 11월에는 수질 개선을 주제로 학생환경토론회를 개최하고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하는 등 생태환경 공동체를 구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의 프로젝트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참여 세대를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초·중·고등학교 생물, 과학, 기술가정 등 교육과정과 연계해 생태환경다양성을 전문가와 탐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바람직하다”며 “고등학생에 이어 대학교 전공실습과정과 연계시켜 참여 연령을 넓혀 지속적으로 지역 환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분야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국장은 “지역 산, 강, 들 바다 등의 생태환경 탐사 외에도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추가해야 한다”며 “일례로 올바른 재활용분리배출 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재활용 견학 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