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철위는 지난 19일 무안공항에서 유족을 대상으로 연 사고기 엔진 정밀 조사 설명회에서 ‘엔진 결함은 없었으며, 조류 충돌 이후 조종사가 충돌로 더 크게 손상된 우측 엔진이 아닌 좌측 엔진을 끈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조종사가 조류 충돌로 심각한 손상을 입은 오른쪽 엔진 대신 왼쪽 엔진을 끄면서 두 엔진 모두 출력을 잃었고, 이들 엔진에 연결돼 전력을 만들어내는 엔진전력장치가 작동을 멈춘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항철위는 지난 5∼6월 사고기 엔진을 제작사가 있는 프랑스로 옮겨 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항철위의 이같은 설명을 두고 유족과 제주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결국 항철위는 배포한 보도자료를 회수하고 공식 발표도 취소했다. 협의회 측은 ‘항철위의 설명에 핵심 사안이 빠졌다’면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조종사노조도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를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편향된 발언과 왜곡된 조사 행태를 멈추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사고조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한 무안공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명확한 진실 규명이다. 항철위는 독립적인 사고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명백백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과에 따른 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유족의 절규도 새겨 들어야 한다. 참사의 아픔을 치유하기엔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