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세이·최성주>AI·데이터 시대, SDGs·ESG 실현 위해 사이버 안전망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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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AI·데이터 시대, SDGs·ESG 실현 위해 사이버 안전망 필수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폴란드 대사
102)지속가능발전과 사이버안보 ①
  • 입력 : 2025. 07.23(수) 14:12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폴란드 대사
21세기는 ‘기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는 우리는 신기술과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빅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AI) 등이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신기술은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연계되고 융합되어 나타나면서 그 시너지 효과가 배가된다. 특히, 신기술의 중심에 위치하는 인터넷과 AI가 관련 기술들과 연계하며 급속히 진보하고 있다. 기술의 속성은 이를 이용하는 주체, 즉 인간의 의지 내지 의도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이 ‘기술의 이중성’이다. 기술의 선용(善用)을 촉진하면서, 악용 내지 오용을 방지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책임이다. 다시 말해, 모든 기술의 주인은 바로 인간이어야 한다.

AI와 클라우드, 빅 데이터 등 대부분의 신기술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가상의 공간’, 즉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사이버 공간의 안전 확보, 다시 말해 사이버안보가 필수적인 이유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사안들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핵심 관건은 경제 발전 및 사회문화적 혜택과 편의를 극대화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오는 위협에 여하히 대응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2007년 에스토니아, 2008년 조지아, 그리고 2010년 이란(핵시설)에 대한 해킹 사건은 사이버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국제적 노력들이 전개되어 오고 있다. 그 중에서 2013년 서울에서 개최된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는 경제성장과 사회문화적 혜택, 사이버 범죄, 국제안보 등 사이버 분야의 6대 중점 과제를 총체적으로 짚어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기술이 첨단화할수록 사이버 범죄 등 악용 수준도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처한 도전적인 요소다. 그런 가운데 안전하고 개방된 사이버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경제 발전과 보건, 그리고 환경 보존를 위한 데이터와 정보 시스템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많은 국가들은 ‘21세기의 쌀, 또는 원유’로도 불리는 데이터(data)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기업들의 무형자산 가치 중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0%를 차지할 정도다.

사이버안보 및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그리고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의 연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SDGs과 ESG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SDGs와 ESG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양대 핵심 요소로서, 대결적이 아니고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 SDGs와 ESG의 시너지는 환경과 사회 분야의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 및 경제성장의 촉진, 그리고 윤리적 거버넌스의 강화에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재직 중이던 201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SDGs는 빈곤, 기아, 보건, 교육, 기후행동 등 인간의 활동 영역 전반에 관한 17개의 목표로 구성된다. SDG는 인류 공동의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한편,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출발했다. ESG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와 골드만삭스 등 20여개 금융기관이 공동 작성한 보고서인 ‘배려하는 자가 이긴다(Who Cares Wins)’를 통해서다. 이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UN의 ‘책임투자원칙(PRI)’이 수립되었다. 또한 ESG 정책은 2005년-2010년 사이에, 세계 곳곳의 대학에서 도입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이후에 SDGs 및 ESG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기 시작하였고, 2017년경부터 국내의 몇몇 대학에서 ESG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정부, 기업 또는 대학은 그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이 사이버안보와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초연계된(hyper-connected) 사회에서 디지털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사이버안보는 모든 정부와 기업, 대학이 고민해야 하는 핵심 주제로 인식된다. 즉, 사이버안보는 디지털 인프라의 보호 및 데이터의 안전 관리, 그리고 디지털 시스템의 신뢰 제고 등을 통한 지속가능발전의 실현에 기여한다. 따라서, 사이버안보는 단순한 정보통신(IT) 관련 이슈가 아니고, 지속가능성과 윤리, 그리고 거버넌스를 위한 대전제다. 그것은 SDG 목표와 ESG 공약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체성, 연속성과 신뢰를 제고한다. 정부와 기업, 대학 등 주요 이해당사자들은 국제협력을 증진시키고, 사이버안보 교육에 투자하며, 포용적인 사이버안보 관행을 제고해야 한다. 사이버안보의 강화는 안전하고, 회복 탄력적이며, 지속가능한 디지털 사회의 미래를 위한 필수 요건이다. 특히,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대학의 역할이 실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