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쓸 곳 없는 농·어촌 소비쿠폰 ‘차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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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쓸 곳 없는 농·어촌 소비쿠폰 ‘차별’ 아닌가
균등한 사용 위한 대책 내놔야
  • 입력 : 2025. 07.27(일) 16:32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놓고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것은 옳다. 하지만 고령화로 소멸위기에 놓인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정작 쓸 곳이 없다’는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전 국민에게 균등하게 주어져야 할 소비쿠폰의 한계가 아쉽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주소지 관할 지자치단체의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환수된다. 신용·체크카드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받은 경우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대형마트·백화점·기업형 슈퍼·면세점·배달앱·유흥 및 사행성 업종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사실상 유일한 유통망인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대부분이 쿠폰 가맹점에서 제외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읍·면 지역의 농협 중에서도 마트·슈퍼·편의점으로 등록된 가맹점만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대부분이 쿠폰 가맹점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읍·면 지역 농협 중에서 마트·슈퍼·편의점으로 등록된 가맹점은 사용이 가능하지만 정작 전국 1160여 개 농어촌 면 지역 가운데 약 90%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비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쿠폰 쓰러 읍내까지 나가야 하니 답답하다’는 푸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도시와 달리 농·산·어촌에 소비 쿠폰을 사용할 만한 소매점이 거의 없다는 것도 농·어촌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차별이다. 같은 생활권인데 주소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땅한 이동수단이나 소비처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은 단순하고 일률적인 정부의 기준이 만든 한계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최대한 많은 국민이 쿠폰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과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지역소멸시대, 식품사막에 이어 쿠폰사막까지 불이익을 받아야 할 농어촌의 처지가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