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진행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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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시아 문화 허브로
(2)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진행과정
대선공약으로 가시화…전당 건립 궤도 올라
2003년 청사진 발표…계획안 토대 마련
조성위 출범ㆍ특별법 제정 등 법적 지위
문광부-광주시 갈등… 랜드마크 논쟁
  • 입력 : 2008. 08.20(수) 00:00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국토 균형개발 차원에서 국책 사업으로 추진된다. 지난 6월 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 모습.
"첫삽을 뜨긴 했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정부에서 믿음을 주지 못해 제대로 될지 모르겠어요. 국책사업이 선거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아선 안되는데 지금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지난 6월10일 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 이후 지역민들의 반응은 기대와 의구심으로 교차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이같은 복잡한 심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ㆍ18행사에 참석해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육성시키겠다'는 의지 천명에 이은 기공식이었음에도 "정말 믿어도 되나"의 회의감이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은 도시발전에 있어 사회적 담론이 선거공약을 통해 정책 의제화된 점에서 새로운 문화정책의 패러다임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많은 지자체들은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 차원에서 문화를 도입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문화정책 대부분이 종합적인 체계에 의한 정책 수립이라가 보다는 문화예술회관 신축 등 하드웨어 조성에 그쳤다.

그럼에도 시대적 담론으로 부상한 도시개발을 위한 문화정책은 2002년 대통령선거의 주요한 정책 이슈로 떠올라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광주 문화수도육성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며 구체화했다. 이 공약을 내건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5월18일 광주를 아시아 문화예술메카로 육성한다는 청사진 발표와 함께, 그해 9월17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광주ㆍ전남 편집ㆍ보도국장과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밑그림이 드러났다. 윤곽을 드러낸 기본 계획은 대통령 선거공약이 제시된 이후 공식적으로 발표된 최초의 안이었다.

당시 발표된 기본계획(안)은 아시아의 문화허브 도시를 지향한다는 목표하에 '문화교류' 문화연구, 문화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국립광주아시아문화전당을 2010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여기에 문화전당 일대를 중심으로 2023년까지 문화지구, 문화특구 등을 지정 운영해 각종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 계획을 담고 있다. 이들은 법적, 제도적 입안 과정을 거치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종합계획안의 토대가 됐다.

하지만 정부 기본계획안은 발표됐으나 선례가 없는 정책이었기에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와 고민의 과정이 필요했다. 특히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이 사업이 '광주'라는 특정 지역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앙과 지자체의 관계설정,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주민 참여가 일반적인 국가 사업방식과는 다르게 요구됐다.

그렇기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새로운 문화시대로의 항해를 위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창조적인 배가 필요했다. 이 배를 건조하는 작업은 정부, 광주시, 행정부와 민간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져야 가능했다. 이런 구상에서 도입된 것이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설치였다. 민간이 참여하는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의 비상설 심의위원회로 두었다. 구성원으로는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2인 포함 30인 이내의 위원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 추진단이 설립돼 조성위의 업무 수행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위임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향후 이 사업의 전체 설계도인 종합계획안을 마련하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제2기 조성위원회 구성과 맞물려 내부 균열이 발생해 광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갈등이 깊어져 위원장이 해촉되는 내부 진통만이 아니라 외부적으로는 아시아문화전당의 랜드마크 논쟁 등으로 심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그림2중앙>
또한 국책사업과 도시발전 사업이라는 두가지 성격을 띤 이 사업은 사업범위와 수행 방식 등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과의 다양한 시각차에 의한 대립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랜드마크 논쟁과 전당 구성 문제 등이 이슈화되고 표출됐다. 특히 문화전당과 관련된 갈등은 결국 사업이 2012년으로 2년간 연기되는 사업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여러 갈등과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은 이 사업은 지난 2006년 8월29일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돼 명실상부한 국책사업으로서 법적ㆍ국가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동시에 이듬해 10월 5조300억원 수준의 투자 규모가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승인됐다. 2003년 9월 17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조성 기본계획안'이 발표된지 4년만의 완성이었다.

이 법정계획은 같은 해 10월8일 광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보고를 함으로써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의 대장정을 위한 마침표를 하나 찍었다.

게다가 새정부 들어 이 사업은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이 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문화중심도시 광주 건설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현실에서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순항 여부는 안갯속이다. 일차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육성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담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출범된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조성위원장이 공석으로 있고, 광주유치가 확정된 이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기술연구원이 또 다시 정치논리로 흔들리고 있는 점 등은 이명박 정부의 광주문화수도건설 의지를 관측케하는 단면들이다.

2000년 이태리 볼로냐 유럽문화수도 위원장을 역임한 로베르또 그란디 볼로냐대학 부학장은 지난 5월 전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이 성공적인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선 대통령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



"문화산업 성공적 추진에 확신ㆍ신뢰 가져야"
<그림1왼쪽>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문화도시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목격한다. 유럽의 전통적인 도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의 여러 도시들에서도 도시의 문화적 재생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오늘날 도시는 국가 차원을 넘어서 자신의 고유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가지고 경쟁한다. 이제 문화도시로서 도시가 직면한 과제는 자신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토대로, 문화예술의 창조, 생산과 유통, 교육, 교류 등 도시발전의 문화적 전략이 세워 실천하는 일이다.

왜 우리는 문화를 통한 변화를 도시의 새로운 전략으로 선택하는가.

첫째, 단기간의 경제성장, 압축적인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한 새로운 삶의 양식과 질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결과이다.

둘째, 정보화와 지식기반사회에서 문화예술의 창의성이 곧 경쟁력의 원천이며 사회발전의 에너지라는 인식의 대두이다. 문화예술은 창의적 과정의 산물이며 인간 정신활동의 최고 결정체이다. 또한 문화예술은 위기에 처한 사회에 새로운 가치와 이상을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문화 혹은 문화산업의 투자는 미래적 경제발전의 가치를 지닌다. 문화는 인간 삶의 질을 담보하는 핵심 코드이며, 미래사회의 성장 동력이다.

문화를 미래적 도시발전의 핵심적인 기능과 전략으로 삼고 있는 광주 문화도시 프로젝트는 20년(2004~2023년) 이상 진행되어야 할 장기적인 국책사업이다. 2004년 3월에 대통령 소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와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의 설립을 기점으로 계산해 보면, 이 프로젝트는 현재 4년 정도 경과했다. 정권이 바꿔 사업추진이 계획대로 될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있지만, 그래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업의 법제도적 안전장치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특별법'이 제정되어 발효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자기 확신과 신뢰 속에서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프로젝트의 기본원리는 순환이다. 순환은 무엇보다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한다. 사람 간에, 사람과 자연 간에, 도시 간에, 도시와 국가 간에, 창작자와 소비자 간에, 문화의 매개자 간에 소통, 순환, 연결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순환의 결절점이 문화라는 인식 속에서 긴 호흡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머지않아 우리는 문화도시라는 아직 가보지 못한 미래의 고향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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