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대표 오리전문점 '27년' 창업 성공기
손님 입맛ㆍ눈높이에 딱 맞춘 오리고기 '날갯짓'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경제
■ 광주대표 오리전문점 '27년' 창업 성공기
손님 입맛ㆍ눈높이에 딱 맞춘 오리고기 '날갯짓'
"유학파 엘리트 요리사 출신 '사장님'
'조류 인플루엔자' 이겨내며 성장
"음식맛보다 친절이 더 손님 끌더군요"
  • 입력 : 2009. 05.13(수) 00:00
"음식만 맛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맛만으로는 손님을 끌어올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손님 눈높이에 맞추니 그 때부터 길이 보이더라구요."

광주의 대표 오리전문점으로 평가 받고 있는 '27년(주)' 임성기(52) 대표는 제주 KAL호텔에서 시작해 서울 롯데호텔, 설악파크 등에서 요리사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 외국 사절단을 영접하던 코리아하우스에서 5년간 근무했고, 독일과 영국 등에서 3년 가까이 유학을 다녀오는 등 엘리트 요리사 출신이다.

여느 일류 호텔 주방장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화려한 경력을 가진 임 대표였지만 창업은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가 부인 박효숙(45ㆍ덕앤푸드 대표이사)씨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광주로 내려온 것은 지난 1999년 11월.

임 대표는 "외국에 다니면서 오리 요리의 우수성은 느꼈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는 호텔보다는 창업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내려왔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자신이 모아둔 재산 7000만원과 대출 3000만원을 받아 1억원으로 광주 북구 용봉동 '신바람하우스'라는 상호의 오리전문점을 열었다.

식당 문을 열기 전에 주변사람들에게 실시한 시식에서도 맛이 좋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몸에 좋은 오리고기에 맛까지 평가를 받았으니 성공은 당연한 듯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찾아 오지 않았고, 하루에 3~4테이블을 받는 것도 힘들었다.

임 대표는 "일년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손님들마다 음식은 맛있다고 하는데, 손님이 늘지 않아 요리사로서의 자존심도 많이 상했었다"고 말했다.

손님이 좀처럼 늘지 않자 임 대표와 부인 박 씨는 직접 홀에 나가 손님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왜 오리요리가 좋은 지, 또 이 요리는 어떤 음식인지 등에 대해 손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설명을 했다.
<그림1중앙>
임 대표 부부의 이 같은 정성은 맛과 더해지면서 점차 손님이 늘어나가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 임 대표는 광주 서구 쌍촌동에 새로운 식당을 열면서'27년'이라는 상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7년'이란 상호는 임 대표가 오리요리를 처음 연구하기 시작한 1977년부터의 오리 요리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당시 임 대표는 '17가지 오리코스 요리'를 내놓으면서 대히트를 쳤다.

오전, 오후 가릴 것 없이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지만 식당을 연지 3개월만에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한 '조류인플루엔자'라는 직격탄을 맞고, 한달 넘게 휴업을 해야만 했다.

임 대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매년 창궐할 것이라는 전망을 듣고는 두부요리로 전업을 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시장조사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한 단골 손님이 '당신이 프로라면 분명히 이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는 충고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몇차례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이 있었지만 큰 충격을 받지 않았고, 몇년 전부터는 프랜차이즈 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2월에 첨단에 본점을 단장한 뒤 봉선점을 오픈했고, 광주 매곡점과 대전 유성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제조유통법인 덕앤푸드(주) 설립과 지난해 7월 평동공단에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이 준공되면서 안정적인 체인점 구축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다.
<그림3중앙>
임 대표는 "명퇴가 빨라지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변에서 '음식 솜씨가 좋은데 식당이나 한번 하지'라는 권유를 받고 쉽게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식당 창업은 음식 솜씨만 가지고는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금 첨단 본점의 경우 오전 청소는 용역업체에 맡기고, 직원들에게는 친절 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고객을 가족처럼이라는 말 뿐 아니라 직원을 가족처럼 대할 때 직원들이 손님에 대한 친절도가 높아지고 매출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평공공단에 둥지를 튼 덕앤푸드 공장의 전시설은 축산식품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수준으로 지어졌다.

전남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오리특허를 준비하고 있는 덕앤푸드는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 체인점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방장에서 요리전문점 사장으로 성공한 임 대표가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체인사업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장우석 기자 wsjang@jnilbo.com
사진=최동환 기자 dhchoi@jnilbo.com

◇'27년(주)' 창업과 성장

1977년 입문 

오리요리 시작

1999년 창업

자본 1억원신바람하우스 개점

맛있다는 평가 불구 매출 감소

손님들에게 오리요리 장점 설명

2003년 전환

광주 쌍촌동 '27년'오픈

17가지 오리코스 요리 대히트 

조류독감 파동으로 휴업

2006~07년 성장

프랜차이즈 시도 4곳 체인점 개설

오리제조유통 덕앤푸드(주) 설립

광주 평동공단에 생산시설 구축



■ '성공 포인트' 전문가 시각
전문 요리사답게 종업원 관리도 맛깔
<그림2중앙>

임성기 대표는 요리와 경영, 업계 동향 등에 대해 마인드가 좋은 것 같다.

요리사 출신답게 요리에 대한 장인정신으로 맛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으로 요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종업원 관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음식업계로 진출을 노리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좋은 사례다. 음식 맛이나 입지 선정이 아무리 좋더라도 종업원들의 태도 등 서비스가 나쁘면 고객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종업원들의 근무경력이 1년 이상이고, 최고 10년까지 된다는 것은 업주와 종업원들간의 신뢰가 쌓여있다는 의미이고, 그로 인해 종업원들의 친절도가 높아진 것 같다.

디자인에서도 메뉴판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고급스럽게 만들어 지방색을 탈피했다.

임 대표의 경우 전문 요리사 출신으로 경영에 대한 전문성이 조금은 아쉽지만 부인 박효숙 덕앤푸드 대표이사, 체인사업본부 김형석 이사 등과 같은 사업파트너가 경영 부분을 책임지면서 프랜차이즈 사업 추진에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창업을 하면 80% 이상이 실패하는데, 실패 이유는 사전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 정년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 지 6개월안에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계의 동향이나 최근 경기 흐름, 기술적인 부분 등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