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윤여준·박찬대 상임 총괄선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이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격상된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최근 불거졌던 ‘호남 홀대론’과 4·2 재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당 내부의 자성이 인사에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 명단에 따르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총괄선대위원장단에 포함됐다. 광주 출신인 정 전 청장은 전남여고를 졸업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며 전국적 신뢰를 쌓은 인물이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이 이름을 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불렸던 박 의원은 야권 대표 원로 정치인으로, 선대위의 중량감과 외연 확장을 책임진다. 전국 선거조직을 조율하는 핵심 직책으로, 지역과 중앙을 연결하는 전략 조율 및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조직본부장은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이 맡았다.
또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실 수행실장, 그의 배우자 임선숙 전 최고위원은 후보 배우자실장을 맡았다.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은 산업위기지역살리기위원장, 사촌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서민·중산층경제살리기위원장을 맡았다.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K-이니셔티브위원장,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은 보육위원장 겸 골목상황부실장, 양부남 의원(광주 서구을)은 광주시당위원장을 담당한다. 전남에서는 주철현 의원(여수갑)이 도당위원장, 조계원 의원(여수을)은 체육위원장,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꿈사니즘위원장, 김원이(목포) 의원은 미래전략산업 기획위원장,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유세부본부장으로 각각 활동한다.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은 조직본부 부본부장, 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은 여성본부 부본부장, 서미화(비례대표) 의원은 장애인본부장,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은 농어민본부장을 맡았다. 조인철(광주 서구갑) 의원은 K-통합사회위원장,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신속대응단 부단장, 박균택(광주 광산갑) 의원은 공명선거법률지원단 부단장으로 기용됐다.
보성 출신의 이해식 의원은 후보 비서실장, 목포 출신의 황희 의원은 주거복지위원장, 순천 출신 김태년 의원은 편사니즘위원장, 나주 출신 박선원 의원은 전략본부 부본부장으로 캠프 실무 역할을 맡는다.
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호남에서 중량감 있는 역할을 해왔던 박광태 전 광주시장과 정동채 전 의원은 고문단에 합류했다.
이번 인선은 단순한 지역 안배를 넘어 정책·정무·조직의 중심을 광주·전남 인사들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호남이 민주당 정권 재창출의 ‘핵심 파트너’로 대우받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 ‘호남 홀대론’과 더불어 이번 4·2재보궐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배를 맛 본 것에 대해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사실상 작년 영광 재보궐선거때부터 공천과 후보자 인선 등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도 이러한 호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번 선대위 구성에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선대위 인선은 호남에 ‘호재’로 작용한다. 오랜 기간 중앙정치의 변방에 머물렀던 호남 정치가 중심 무대로 복귀한 데 더해, 지역 초선·재선 의원들이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당내 입지와 정치적 역량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지역 현안을 중앙에 더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것은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력 있는 호남 출신 정치인을 발굴·육성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기대가 커진 만큼, 그에 따른 무게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계파와 노선이 뒤섞인 만큼 캠프 운영 과정에서 내부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조직 기여도와 정치적 무게가 함께 평가되는 만큼, 이번 선대위 내 호남의 전면 배치는 지역 정치의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