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은 24일 열린 F1대회조직위원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F1 대회 운영 적자를 대폭 줄이지 못하면 대회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감사에서 올해 대회 적자규모가 598억 원에 달했고 국비 지원이나 대회 개최권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자 의원들이 이같은 지적을 했다.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박철홍(민주ㆍ담양1) 의원은 "매년 600억 원대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F1을 계속해야 할 지 의문"이라며 "개최권료, TV 중계권료 할증료(연 10%)를 줄인다 한들 6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대회를 이제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회 중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실무자들이) 전남지사에게 이야기를 해 결단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회에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옥기(민주ㆍ나주2) 의원도 "내년 여수엑스포를 시작으로 국제농업박람회, 순천 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대형 국제행사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굳이 적자 투성이 F1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며 "시민단체는 물론 심지어 개최지이자 수혜지인 목포에서도 반대여론이 큰 만큼 계속 추진은 신중하게 검토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도현(민주ㆍ강진2) 의원은 "F1경주장 건설과 2차례 대회 개최비용 등으로 지난 5년간 총 7700억 원이 F1에 투입됐다"며 "착잡한 심정이지만 1년 정도 쉬어가는 것도 고려해 볼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민(민노ㆍ보성)의원은 개최권료 인하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대회 개최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F1 대회 예산 심의를 앞둔 상황에서 도의원들이 이처럼 적자 F1 개최 반대에 나서 예산심의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F1대회조직위원회는 내년 대회를 개최한다는 전제 아래 예산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최의지를 밝혔다. 주동식 F1조직위 기획본부장은 "재협상이 관건이지만 현재로서는 대회를 치른다는 전제아래 세부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라며 "1년 쉴 경우 다시 F1캘린더에 복귀할 수 있을지 등 풀어야 할 실타래가 적지 않다"며 계속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F1 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지사는 "F1 운용사인 FOM(포뮬러원매니지먼트)의 버니 애클레스턴 회장과 'F1 비용'에 대해 협상을 갓 개시했다"며 "F1은 처음 3~4년이 고비인데 투자기업이 점차 늘고 정부 지원도 기대하고 있어 전망은 밝다"는 입장이다.
김기봉 기자 gbkim@j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