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일 시인 '저항 정신'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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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태일 시인 '저항 정신' 기린다
곡성 출신…표현의 자유와 민주화 앞장
문인ㆍ제자들 주축 23일 기념사업회 설립
고은ㆍ문순태ㆍ백낙청 등 발기인 대거 참여
  • 입력 : 2015. 03.18(수) 00:00
70~80년대 폭압적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며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에 앞장선 저항시인이자 순정한 정서를 아름답게 노래한 서정시인이기도 했던 곡성 출신 조태일(1941~1999ㆍ사진) 시인을 기념하는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설립된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온 조태일 시인은 시집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속에서 꽃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을 펴냈다.

3선개헌과 유신선포, 계엄포고령의 암흑기에도 강직한 정신으로 시 '국토' 연작을 발표했으며, 70년대 긴급조치의 엄혹한 시절에 한국작가회의의 모태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다. 1980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감금한 예비 검속자에 포함돼 수감생활을 하는 등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다. 이 과정 속에서 펴내는 시집마다 판금을 당하고, 시국사건에 참여해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사)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는 시인과 문단활동을 함께했던 문인들과 광주고 동문, 시인이 재직했던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제자들이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설립을 주도했다.

준비위원회 측은 오는 23일 광주 동구의 한 식당에서 발기인 총회를 열어 이사장 등 임원진을 선출하고 정관 제정, 사업계획 및 예산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조태일 시인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국회의원을 지낸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씨를 이사장으로 추대한다.

이번 총회에는 문단 안팎의 유명 인사 10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고은ㆍ나희덕ㆍ도종환ㆍ신경림ㆍ이시영 시인, 문순태ㆍ이명한ㆍ이호철ㆍ이화경ㆍ최일남 소설가, 구중서ㆍ백낙청ㆍ염무웅ㆍ임헌영ㆍ홍용희 평론가 등 한국문단의 중심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며, 조태일 시인의 모교인 광주고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동문,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제자 등도 함께한다.

(사)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는 조태일 시인의 삶과 정신, 문학세계를 계승하고, 시인의 작품 및 배경공간을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하는 등 시인을 조명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조태일 시인의 16주기를 맞아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조태일 문학축전' 행사를 개최하고, 시인의 대표작이기도 한 시 '가거도'의 배경인 신안 가거도 답사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또한 조태일 문학상 신설, 생가 복원, 시인의 문학자료 DB화 등 장기사업도 펼친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조태일 시인은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고, 광주서중, 광주고,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4년 등단한 뒤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시를 잇따라 발표했다. 1969년 '시인'지를 창간해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이도윤, 박남준 시인 등을 발굴했고, 1989년부터 광주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가를 대거 배출했다. 편운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1999년 9월7일 간암으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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