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유ㆍ스퀘어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상연된 '라이어 2탄'에서 존(가운데 아래)과 스탠리(가운데 위), 스탠리의 아버지(왼쪽)가 요가 흉내를 내며 바바라(오른쪽)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 있다. |
지난 1일 광주 유ㆍ스퀘어 문화관 동산아트홀 200여 석은 연극 '라이어 2탄'을 보러온 관객들로 가득 찼다. 무대는 두 가정을 표현하고자 절반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벽지ㆍ전화기ㆍ가구로 꾸며졌다. 관객들은 1시간30분 동안 연극을 보는 내내 웃고 또 웃었다. 두명의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에 '거짓말'을 멈출 수 없었던 주인공 존, 그의 절친 '스탠리'가 존의 두 가족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거짓말을 만들어 내며 겪는 난감한 상황을 우스꽝 스럽게 묘사했다.
존의 절친 스탠리는 거짓말을 하다 막힐 때면 '개미와 코끼리' 이야기를 꺼낸다. "어느날 사막에서 개미와 코끼리가 만났어요. 그리고 둘은 열렬한 사랑에 빠져 하룻밤을 보냈죠. 그런데 다음날 보니 코끼리가 죽어있는 거에요. 그래서 개미가 뭐라고 그랬게요?"라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결국 존의 거짓말은 들통난다. 과연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를 위한 거짓말은 용서받을 수 있는걸까. 예상치 못한 대반전과 이 대목에서 공개되는 '개미'의 답변은 관객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주인공인 존 스미스 역은 최대진 씨, 절친 스탠리 가드너 역은 석현 씨가 맡았다. 존의 두 아내 메리와 바바라는 각각 김시영ㆍ손은영 씨가 연기했다. 존과 메리의 딸 비키는 정효정 씨, 존과 바바라 사이의 아들 케빈은 황도윤 씨가 열연했다. 김형준 씨는 치매끼 있는 스탠리의 아버지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배우 석현(35)씨는 "이번 광주 공연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연습에 매진했다"며 "줄곧 대학로에서 연기를 펼치다 광주에 와보니 관객들도 많이 찾아주시고 호응도 좋아 기분 좋게 공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객 김수희(28ㆍ여)씨는 "전작 라이어 1탄을 본 적이 있어 2탄도 보고 싶었는데, 마침 휴가를 맞아 광주 공연이 있길래 보러왔다"면서 "메리가 스탠리를 쿠션으로 사정없이 내리칠 때 너무 웃겨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날 무대에 올려진 연극은 영국의 극작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인 '라이어 시리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한국에서 1998년 초연 이후 18년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초연 배우 이문식ㆍ안내상ㆍ이종혁 씨를 비롯 영화배우 정재영 씨 등을 키워내 신인 배우의 '등용문'으로 불리고 있다.
한편 '라이어 2탄'은 오는 30일까지 펼쳐진다. 매주 화~금요일(오후 7시30분), 토요일(오후 3시ㆍ7시), 일요일(오후 3시) 공연이 준비돼 있다. 관람료는 3만5000원, 평일 공연은 2만4500원이다.
글ㆍ사진=김정대 기자 jd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