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도청 기념관 건립계획…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계기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정치
옛도청 기념관 건립계획…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계기
김영삼 전 대통령 '광주정책'
상무대터 무상양여… 상무신도심 조성 도움
  • 입력 : 2015. 11.24(화) 00:00
오는 12월3일은 '5ㆍ18 특별법'이 제정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5ㆍ18특별법 제정으로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이 5ㆍ18 등의 책임자로 법정에 섰고, 5ㆍ18기념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올해는 또 전남도청이 남악으로 이전한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고, 광주시청이 들어선 상무지구는 광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의 중심지로 거듭 나있다.

오는 25일은 옛 전남도청 부지에 들어선 아시아문화전당의 역사적인 개관날이기도 하다. 국제적 비엔날레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도 올해로 20년이 되는 해이다. 이래저래 역사적 의미가 가득한 2015년인 셈이다.

그 중심에 지난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통령 취임 직후 1993년 5ㆍ13특별담화를 통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 민주묘지 조성, 상무대 터 무상양여, 전남도청 이전 및 기념공원 조성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이른바 '3당합당'으로 호남고립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광주와의 인연'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 바로세우기… 5ㆍ18특별법

김영삼 전 대통령의 광주와의 인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5ㆍ18특별법'이다.

'5ㆍ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김영삼 정부시절인 1995년 12월21일 제정됐다. 1979년 12월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대한 공소시효정지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한 법률이다. 이 법률에 따라 검찰은 1996년 1월23일 전두환ㆍ노태우 등 신군부 인사를 5ㆍ18사건의 내란죄 및 반란죄 혐의로 법정에 세웠다. 검찰의 기소 후 서울지방법원은 군사반란 주도의 이유 등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형, 노태우 전 대통령은 22년 6월 형을 선고했고 1997년 4월 대법원은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17년 형을 감형한 2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국민 대화합'을 내세워 두 전대통령을 특별 사면했다.

5ㆍ18특별법은 또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사업,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의 배상의제에 관한 규정 등도 포함했다. 특별법에 따라 5ㆍ18기념사업은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고, 관련자들의 명예 회복의 길도 열리는 등 5ㆍ18특별법 제정은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것도 이 특별법의 영향이고, 국립5ㆍ18민주묘지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5월 관련 단체들이 반대여론에도 지난 2007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감사패를 줬고, 5ㆍ18기념재단도 특별법 제정 20주년에 맞춰 올해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패를 주려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상무대 장성으로 이전 신도심 조성

광주의 중심지로 성장한 상무지구 조성과정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흔적은 남아있다.

상무지구는 원래 상무대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장성으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대규모 계획도시다. 광주시청을 비롯해 한국은행 등 여러 공공기관이 상무지구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광주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상무지구의 현재의 모습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이 한 몫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5ㆍ13특별담화를 통해 상무대터 중 일부(10만㎡)를 광주시에 무상으로 양여하도록 했다. 광주시민에 대한 치유대책으로 아픈 기억의 현장이었던 상무대를 광주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미에서였다. 국가로부터 무상양여된 곳은 현재 5ㆍ18기념공원 등으로 조성돼 있다. 5ㆍ18기념공원으로 조성된 곳은 광주시가 1992년 상무지구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근린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광주시는 그 만큼의 공원부지 매입비용 등을 줄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상무지구 조성원가를 낮추는 '경제적 혜택'도 뒤따랐다. 무상양여된 공원부지 내에 있던 무각사는 이후 종교시설로 용지변경해 매각하면서 80억원이 넘는 수익창출로도 이어지기도 했다.

●YS 결단이 계기

올해로 20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와 25일 개관하는 아시아문화전당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문화전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이 계기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이 옛 전남도청에 5ㆍ18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전남도청이 현재의 무안 남악으로 옮겨졌고, 그에 따른 도심 공동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이 현실화됐다. 전남도도 국가의 5ㆍ18기념관 조성 방침에 따른 옛 청사부지 및 건축물에 대한 감정가 보상으로 현재의 남악으로 청사를 이전할 수 있었다. 전남도청과 전남지방경찰청 등이 들어선 남악은 현재 인구 5만이 넘는 '행정중심도시'로 거듭난 상태다. ●

광주비엔날레 시작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큰 도움을 줬다. 1995년 당시 첫 행사일정까지 잡힌 상태였지만, '국제비엔날레는 서울에서'라는 이유 등으로 예산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정부를 움직였던 것이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그해 2월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의 예산 지원 요청에 "정부에서 예산과 모든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약속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대통령 유보금 20억원도 지원했고, 결과적으로 20억원이라는 정부의 추가지원이 뒤따랐다. 그렇게 1995년 9월 역사적인 첫 행사가 치러진 광주비엔날레는 올해로 성년을 맞았다.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