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거리ㆍ차이나타운… 제주여행 테마로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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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이중섭 거리ㆍ차이나타운… 제주여행 테마로 즐겨요
제주 '특화거리' 둘러보기
새로운 관광 콘텐츠 자리매김
먹거리ㆍ문화ㆍ쇼핑 등 특화
中 여행객 사로잡는 이색공간
삼성혈 일대 유명 '국수거리'
제주 음식 모인 '아랑조을 거리'
  • 입력 : 2016. 09.29(목) 00:00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화가 이중섭을 기리는 '이중섭 거리' 입구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제주도.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경관이 으뜸인 최고의 관광지가 바로 제주다. 제주는 생태자연관광으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엔 제주만의 먹거리, 문화, 쇼핑 등을 테마로 한 '특화거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 특화거리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침체된 지역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정, 관리하는 특화거리는 △아랑조을거리 △명동로 이중섭거리 △연동 차없는 거리(바오젠 거리) △국수문화거리 △흑돼지거리 △서부두명품 횟집거리 △서귀포칠십리 음식 특화거리 △방어축제거리 △서문가구거리 등 총 9곳이다.

●화가의 예술혼 '이중섭 거리'

아무리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이름을 알고 있다는 한국 대표 화가. 암울한 시대 속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화가. 바로 이중섭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정방폭포 근처에는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과 함께 이중섭이 가족과 거주했던 초가집과 산책하던 산책로 등을 아우른 문화 거리가 '이중섭 거리'다.

1995년 서귀포시는 이중섭과 그의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해 그의 거주지를 당시 모습으로 복원, 정비하고 정방동 매일시장 입구부터 솔동산까지 360m를 '이중섭 거리'로 지정했다. 예술인을 기념하는 거리답게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카페들도 들어서 있다.

1951년 한국동란기에 이중섭이 가족과 몇 달간 살았던 초가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복도식으로 된 비좁은 통로에는 작은 솥단지 두 개가 놓여 부엌이었음을 알리고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1.4평 남짓의 단칸방이 나온다. 좁은 방에서 네 식구는 꼭 붙어 서로의 숨소리를 느끼며 살았다고 한다. 방 중앙에 이중섭 사진이 있고 위 쪽과 옆 면에 그가 쓴 시 '소의 말'이 투박하게 쓰여있다.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에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전시돼 있고, 상설전시실에는 이중섭과 가족간의 애틋한 정을 담은 편지와 서귀포에서 그렸던 '서귀포의 추억'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을 볼 수 있다. 가난 속에서도 그림을 포기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그린 담배 은박화와 그가 아내와 주고 받았던 다정한 편지를 동시에 감상하면 다작 작가의 치열했던 예술혼, 그 이면에 담긴 가족에 대한 애잔함과 그리움을 읽을 수 있다.

●공연과 쇼핑은 '바오젠 거리'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차 없는 거리(바오젠로)'는 2010년 6월에 조성된 특화거리다. 지난 2011년 9월 중국의 10대 기업 중 하나이자 건강용품업체인 바오젠 그룹의 직원 1만1000여명이 방문한 뒤 대규모 외국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제주시가 바오젠 그룹의 이름을 따 명예 도로명으로 지정했다. 흡사 차이나 타운을 연상케 하는 거리 외관이 독특하다.

바오젠 거리는 버스킹 공연 등 문화콘텐츠와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여러 브랜드의 쇼핑 공간을 연계시켰다. 이 거리는 주말 저녁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버스킹이나 테마가 있는 다양한 공연을 펼쳐진다.

바오젠 거리에서는 지난 2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제주시가 주최하는 '2016 거리예술제'가 진행된다. 관악ㆍ댄스ㆍ헤비메탈ㆍ난타ㆍ밴드 등 음악공연, 마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바오젠 거리에는 볼거리ㆍ즐길거리 못지 않게 먹거리 또한 다양하다. 튀김, 김밥, 떡볶이 등 한국 길거리 음식, 흑돼지 삼겹살 등 제주 토속 음식점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다. 중국에서 유명세를 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인 전지현이 좋아했던 '치맥(치킨과 맥주)'도 빠지지 않는다.

●'국수문화거리'ㆍ'아랑조을거리'

제주도 먹거리 중 대중적인 것은 국수다. 제주도민 김모(27)씨는 "제주 사람들은 일주일에 서너번은 국수를 먹는다"며 "동네 마다 국숫집이 하나씩은 꼭 있고, 국수거리까지 있을 정도다"라고 제주도 사람들의 국수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양한 종류의 국수 중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고기 국수다. 돼지고기 사골을 푹 끓여서 국수를 말고, 삶은 편육을 곁들인 것이 고기국수다.

제주시 삼성로 일대에는 명품 고기국수를 파는 국숫집들이 모여있는 '국수문화거리'가 있다. 거리 근처에는 삼성혈,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삼성혈을 구경한 후 고기국수를 먹기 위해 국수문화거리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제주를 둘러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일정에 '아랑조을 거리'를 넣을 것을 추천한다. 흑돼지부터 각종 해산물과 말고기까지 제주 여행에서 먹어보지 않으면 미련이 크게 남는 음식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아랑조을'은 제주 방언으로 '알면 좋은'이라는 뜻이다. '아랑조을 거리'는 서귀포에서 먹거리 골목의 대명사로 통하는 음식 특화거리다.

'아랑조을 거리'는 서귀포시 중앙로 서쪽 이면 도로를 중심으로 1번가와 2번가에 조성됐다.

2005년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이 거리의 상가활성화를 추진하고 7080 콘셉트의 테마벽화를 조성하면서 탄생했다.

최근 '아랑조을 거리'에는 젊은 감성의 음식점들도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음식이 흑돼지와 딱새우로 만든 햄버거다. 제주 특산물로 수제 패티를 만들어 제주의 정체성이 돋보인다. 이를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햄버거와 결합해 신선함을 더했다. 음식이 나오면 종업원이 먹기 좋게 잘라준다. 한입 베어 물면 햄버거가 패스트푸드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제주 만의 향이 오래 감돈다.

'아랑조을 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서귀포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면 좋다. 바로 옆에 신선한 제주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가용으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천지연폭포를 만날 수 있다.

제주= 김화선ㆍ오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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