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때 '뱀직구'까지… 불펜들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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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전성기때 '뱀직구'까지… 불펜들이 살아난다
애먹이던 계투진 후반기 들어 호투… 자책점 절반 줄여
임창용 두산전 세이브… 심동섭ㆍ박진태ㆍ임기준도 제몫
  • 입력 : 2017. 07.31(월) 00:00
임창용


KIA 불펜이 확 달라졌다. 심동섭, 박진태, 임기준, 임창용이 연일 호투하고 있어서다. 달라진 불펜 모습에 팬들도 깜짝 놀라고 있다.

29일 두산전 9회말.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는 상황에서 임창용이 등판했다. 두산은 KIA의 약점을 파고들려는 전략인듯 적극 덤벼들었다.

첫타자 닉 에반스가 센터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홈런성 타구라 생각한 두산벤치는 일제히 일어섰다. 하지만 공을 끝까지 따라가던 버나디나가 오른쪽 방향 낙구지점을 포착한 뒤 펜스에 기대며 잡아내고 말았다. 양팀 벤치에서 탄성과 아쉬움이 엇갈렸다.

버나디나의 파인플레이에 힘을 얻은 임창용은 곧바로 포스 미트에 공을 꽂아넣기 시작했다. 연속 두타자 삼진. 민병헌과 양의지를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이닝을 공 11개만 던지며 세이브(시즌 6승5패 7세이브 4홀드)를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5월30일 NC전 이후 60일만이다. 지난 26일 SK전과 29일 두산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두산의 8연승을 저지하며 4연승(1무승부)을 이어갔다.

이날 임창용의 구질은 전반기와는 달랐다. 마치 전성기 때 타자를 압도하는 이른바 '뱀직구'가 타자를 농락했다. 시원 시원하게 뿌려대며 조마조마 하던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려줬다.

전반기 부진을 씻고 후반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임창용은 또하나의 기록을 향해 도전 중이다. 지난 주 KBO 리그 통산 700경기 출전에 금자탑을 쌓은 것에 이어 한미일 통산 1000경기 달성도 기대된다. 1995년 해태에서 프로에 데뷔, 707경기에 뛰며 통산 123승80패254세이브 평균자책점 3.35의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뒤 2012년까지 238경기를 뛰었다. 2013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를 제외한 MLB에서 6경기에 출전했다. 한미일 통산 951경기에 출전 중이며 1000경기까지 4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올시즌 또는 내년 전반기께 1000경기 출전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KIA 불펜은 7회부터 가동됐다. 7회 심동섭(1이닝), 박진태(⅓이닝), 임기준(⅔이닝), 임창용(1이닝)이 차례로 두산 타선을 틀어 막았다. 불펜진 덕택에 선발등판한 헥터 노에시는 6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시즌 15승(1패)째를 수확했다

심동섭의 변신도 반갑다. 그동안 부상으로 1, 2군을 오갔던 그다. 지난시즌 4번씩이나 2군에 내려갔다. 부상으로 세차례 1군등록이 말소되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지난 5월11일과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왼팔의 각도를 올릴때면 아파오는 어깨통증이 늘 그를 괴롭혔다.

그랬던 그가 복귀 후 펄펄 날고 있다. 포스 미트에 꽂아넣는 공의 무게감이 예전과 다르다. 타자 앞에서 스피드가 붙고 있다. 묵직하게 탄력을 받는 공이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복귀 후 3경기(42/3이닝ㆍ1실점)에 등판해 1승 2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6일 SK전에서는 3이닝씩이나 던지며 완벽하게 틀어막아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KIA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불펜이었다. 4~5점 점수차를 벌려놔도 불펜진들이 등판해 순식간에 점수를 다 까먹곤 했다. 전반기 한때 불펜 평균자책점이 6.22까지 치솟았다. 10개구단 꼴찌였다.

'백약이 무효'이던 불펜진이 후반기 들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펜진 선전 덕택에 평균자책점도 5.90으로 6점대를 벗어났다. 지난 18일 후반기 시작된 이후 29일까지 평균자책점이 3.76으로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반가운 징조다.

가장 호투하고 있는 선수는 김윤동이다. 후반기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고 있다. 심동섭도 3경기에 나와 1.93이다. 임기준은 5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다. 임창용도 2.70으로 낮췄고 박진태도 전반기 6.92에서 후반기 4.76으로 향상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아직 10개구단 중 꼴찌 수준이지만 지금 추세라면 투ㆍ타에 이어 불펜진까지 날개를 달고 고공행진 할 수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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