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김관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서석대
호남 출신(?) 김관진
  • 입력 : 2017. 11.08(수) 00:00

국방부장관과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관진 씨는 관운을 타고 난 사람이다. 육사 출신이라도 '하늘의 별 따기'인 장성 진급을 쉽게 했고 대장까지 무난하게 진급한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는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에 오른다. 그는 군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경질되고 그는 제44대 국방부장관이 된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그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지역 안배 차원에서 임명했다고 강조했다.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는 야당인 민주당까지 나서 단호하고도 결연한 답변 스타일로 전형적인 무인의 풍미를 과시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출신지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3월 첫 조각을 하면서 국방부장관에 김병관 예비역 대장을 내정했다. 김병관 씨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비리가 드러나 낙마하고 만다.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김관진 국방장관을 유임시킨다. 그가 국방장관에 유임되지 않았더라면 국가안보실장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 김관진 국방장관을 임명했다. 국방장관이 되고 안보실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운이 따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관진 씨는 1949년생으로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전주북중과 서울고(20회)를 거쳐 육군사관학교(28기)에 진학해 1학년을 마치고 서독 육사를 졸업했다. 그래서 '독사파'로 불린다. 그런데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군 생활을 하면서 불이익을 우려해 호남 출신이라는 것을 철저히 숨겼다고 한다. 본적도 서울로 옮겨놓고 서울고 출신이라는 사실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 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비로소 자신이 호남 출신이라는 것을 '커밍아웃'했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여간 영악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그가 국방장관 시절 댓글공작에 투입될 군 사이버 요원을 뽑는 과정에서 호남 출신 지원자를 원천 배제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김관진 씨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 공작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어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관운이 짱짱했던 그도 옥살이만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박상수 논설실장 sspark@jnilbo.com
서석대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