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참상' 알린 헌트리ㆍ피터슨 부인 광주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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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ㆍ18 참상' 알린 헌트리ㆍ피터슨 부인 광주서 증언
"전두환이 집권 위해 무력진압ㆍ헬기서 무차별 사격"
  • 입력 : 2018. 05.15(화) 21:00

5ㆍ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고(故) 찰스 헌트리ㆍ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들이 15일 광주를 찾아 1980년 5월을 증언했다.

헌트리ㆍ피터슨 목사 부인 마사 헌트리(76)ㆍ바바라 피터슨(71) 여사는 이날 광주 서구 쌍촌동 5ㆍ18기념재단 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ㆍ18 당시 북한군 개입설과 헬기 기총사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5ㆍ18에 대해 "민주화를 열망하는 학생들의 운동이었다"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집권을 위해 많은 학생들의 민주적인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다"며 북한군 개입설을 부정했다.

5ㆍ18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광주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피터슨 여사는 "헬기 사격 총성이 들리자 나는 두 아들을 지하실에 숨겼고 남편인 피터슨 목사와 함께 2층 발코니에 올라가 헬리콥터에서 기총사격을 하는 모습을 직접 봤고 남편은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면서 "총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고 사람들이 비명지르는 소리도 들렸다"고 회상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피터슨 목사를 '사탄'이라고 한 부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피터슨 여사는 "나와 내 남편은 신을 사랑하고 진실을 사랑한다. 그는 내 남편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내 남편을 잘 안다. 그는 사탄이 아니다"고 말했다.

헌트리 여사는 5ㆍ18 당시 계엄군의 잔인한 무력 진압과 광주시민이 부상자를 옮기던 장면이 미국 한 언론매체에 잘못 보도된 사실을 바로 잡은 일화 등을 소개하며 "남편은 항상 '빛과 진실은 어둠을 이긴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타계한 헌트리 목사는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계엄군의 폭력에 피투성이가 된 희생자들의 모습과 시신이 안치된 현장 사진 등을 사택 지하에 암실을 만들어 미국과 독일 등 세계로 전송했다.

피터슨 목사 역시 5ㆍ18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이를 회고록으로 남기는 등 광주의 5ㆍ18을 세계에 알렸다.

헌트리 목사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유골 일부를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최황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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